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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인사문화 확 달라졌다

승진연한 폐지 정의선式 파격실험…"연공보다 능력" 보수적 車업계 새바람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영업조직에 대한 승진 연한을 없앤 것으로 확인됐다.


과장에서 차장,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5~6년이 지나야 가능한데, 직급 연한을 채우지 않아도 능력만 인정받는다면 언제라도 오를 수 있는 길을 제도적으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차장에서 이사까지 1년 만에 오르는 초고속 승진도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 6월 1일 현대차는 파격적인 직원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는 일반적으로 연말에 임직원 인사를 실시하는데, 한 해의 중간 시점에 직원 승진 인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또한 연차가 안 돼도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을 과감히 승진시켜 회사 내부가 술렁이기도 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A차장은 부장 승진 소식에 깜짝 놀랐다. 부장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차장을 5년 이상 달아야 하는데, 올해 그는 4년차 차장이었다. 부장으로 오른 A씨는 "자격이 안된다고 판단해 승진 소식에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며 "믿지 못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성과도 컸지만 자신이 속한 부서가 좋은 평가를 받은 점이 승진에 크게 작용한 셈이다.

같은 시기 이사로 승진한 영업본부 B부장은 직급 정년을 일년 남기고 기사회생했다. 퇴직 후 생활 설계를 고민한 그에게 회사는 부서 실적을 상위로 이끈 공로를 인정해 오히려 지역영업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영업조직의 직급 연한 철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올 상반기 현대차 실적이 기아차에도 밀리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영업조직 기살리기를 주문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공 보다는 능력 위주로 인사하라'는 정 부회장의 강력한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간간이 초고속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이를 제도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한 임원도 "직급 연한을 없앤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사장 시절부터 파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였다.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피터 슈라이어라는 거물급 디자이너를 끌어들였다. 이는 올해 K5, K7, 스포티지R 등 상반기 히트작을 양산하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한편 현대차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영업직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더욱 확대하는 등 정 부회장의 기살리기 주문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현대차는 영업사원이 목표 판매대수를 단기간 내에 달성할수록 인센티브 지급률을 높이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자사 차량을 구매할 경우 근속 연수에 따른 할인혜택을 제공하는데, 지난달부터 5% 추가할인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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