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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 휴가 땐 독서삼매경?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휴가철이 시작됐다. 7.28재보궐 선거 등 정치 이벤트가 끝나면서 여야 국회의원들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휴가에 돌입한 것.


지난 4일 당직 개편을 마친 안상수 대표는 6일부터 휴가가 시작됐고, 당직 개편 문제로 안 대표와 격한 갈등을 빚은 홍준표 최고위원이 다음 주 휴가를 떠나는 등 한나라당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반면 다음 달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둔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은 휴가를 반납한 채 여의도에서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휴가지로 향하거나 여의도에 머무는 의원들은 책을 벗삼아 무더위를 달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당직 개편에서 사실상 'KO패'를 당한 홍 최고위원은 다음 주 휴가 때 '후흑론(厚黑論)'을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면후심흑(面厚心黑)에서 비롯된 것으로 '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마음'이라는 의미의 일종의 지도자 리더십 이론이다. 도서로는 '승자의 심리학', '삼국지통치학' 등에서 다루고 있다.

"선풍기와 수박을 벗삼아 집에서 피서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열국지'와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를 추천했다. 열국지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공자와 맹자, 관중과 포숙아, 진시황 등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풀어낸 역사소설이다.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는 '로마인 이야기'를 쓴 일본인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작품으로 로마제국의 탄생부터 전성기까지의 통치철학과 제도 등을 정리한 책이다.


이 밖에도 원희룡 사무총장은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샐던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을 예정이고, 최근 대변인에서 물러난 조해진 의원은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이태석 신부님의 '친구가 되어주실래요'와 한나라당 신임 대변인으로 임명된 안형환 의원의 저서 '우리가 몰랐던 개방의 역사'를 여행 가방에 담을 예정이다. 조 의원은 "아프리카에서 선교하다 돌아가신 이태석 신부님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읽어 보겠다"고 밝혔다. 또 정미경 전 대변인은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신앙 체험담이 담긴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탐독 중이라고 밝혔다.


재보선 참패 이후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번 여름 휴가를 국회의사당에서 보내기로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 원내대표는 '김대중 자서전'을 여름 휴가지 추천 도서로 선정,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무한 사랑'을 표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책을 몇번을 반복해 읽었다"면서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제시해 주는 책"이라고 강조했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사마천의 '사기'를 추천 도서로 꼽았다. 전 대변인은 "우리 조상들과 인류에 반복되는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면서 적용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다"며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낼 수 있는 만큼 무거운 책이지만 읽어 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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