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최근 계속된 부진한 경제지표로 달러 가치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연준)가 더블딥을 막기 위해 추가 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나면서 달러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달러가 단 2개월만에 실질 교역가중치 기준(trade-weighted basis ; 실질 실효환율) 약 9%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엔달러는 85.29엔까지 밀리며 달러는 엔화대비 15년래 최저치에 근접했다.
반면 유로화는 급반등하고 있다. 이날 유로달러는 3개월래 최고치인 1.32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지난 6월7일 달러대비 4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9.7% 급등했다. 파운드화 역시 6개월래 최고치인 1.6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달러 약세는 갈수록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지난주 통화바스켓 대비 달러는 단 1주만에 2% 이상 떨어졌다. 최근 미국 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연이어 발표했음에도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은 일본식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미국이 완전한 회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하면서 연준이 추가 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 현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멤버들은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달러가치 하락 역시 만만치 않다. 암울한 미국 경제 전망으로 연준이 최소 2011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를 빌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은 타국가의 통화에 투자하고 있는 실정. 게다가 캐리트레이드를 위한 필수조건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감소한 것도 달러 캐리트레이드를 부추기고 있다.
반면 아시아 신흥국들은 넘쳐나는 자본 유입금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달러 투자금을 회수,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이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7월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이 인도 증시에 투자한 순유입금은 38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과 대만 증시의 순유입금은 각각 2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아시아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데 최근 싱가포르달러의 경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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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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