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민주당은 7·28 국회의원 재보선 종료와 함께 차기 당권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 쇄신을 내걸고 주류인 당권파에 정면 도전장을 던진 비주류 결사체 '쇄신연대'는 재보선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전당대회 논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전대 룰을 확정짓지 않은 탓에 당헌·당규 개정 등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은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할 수 있다.
8월 말 또는 9월 초에 열릴 민주당 전대에 정세균 대표와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등 이른바 당내 '빅3'가 모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의 재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비주류 측은 당권 도전에 나설 후보로 정 고문에 무게를 싣고 있다. 또 강원도에서 2년째 칩거생활을 해온 손 고문도 당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당권 도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 성적표는 정 대표의 향후 정치 일정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동안 비주류의 계속된 공격에도 정 대표의 당내 입지가 굳건할 수 있었던 것도 지난해와 올해 초 연이은 재보선과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7·28 재보선은 전대 직전에 치르는데다 은평을과 충주 등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이 커 선거 결과에 따라 정 대표에게 '독'이 될 수도 있고 '날개'가 될 수도 있다.
재보선 결과 은평을을 포함해 6개 이상의 지역에서 승리할 경우 정 대표는 차기 당권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 명확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재보선 승리는 정 대표의 리더십을 재확인하고 지도부를 흔들었던 이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은평을과 텃밭인 광주 남구에서 패할 경우 그의 위상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비주류 측 관계자는 "은평을과 광주 남구를 내줄 경우 결국 그동안 정 대표의 독선적인 당 운영과 공천 잡음 등의 문제점들을 그대로 보여준 것으로 당 대표가 쇄신의 대상임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손·정 두 고문의 당내 공간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당 혁신요구가 탄력을 받으면서 비주류의 수장격인 정 고문은 당권 도전 가도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또 정 대표와 지지층이 겹치는 손 고문은 대안후보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대의원을 상대로 실시한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빅3' 중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손 고문 측 관계자는 "정 고문에 비판적이면서 당의 변화를 바라는 대의원들이 대안으로 손 고문을 찾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해 전대 룰을 논의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 문희상) 구성을 완료했다. 민주당은 재보선 이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준비위 인선을 추인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준비위원으로는 정 대표 측 인사로 비서실장을 지낸 강기정 의원과 윤호중 수석사무부총장 등이 참여했고, 정 고문 측은 최규식, 문학진 의원 등 '강성' 의원들로 배치했다. 또 손 고문 측은 김부겸 의원과 김영주 전 의원이 준비위원으로 활동한다. 전대준비위가 구성됨에 따라 당 지도체제 방식 변경과 전당원투표제 도입, 당권·대권 분리 등을 놓고 계파 간 유리한 룰 변경을 위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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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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