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행장 적임자 지점장에 의견서
화합형 능력인사 발탁 '강력한 의지'
특단조치ㆍ노력으로 글로벌금융 실현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이현정 기자] KB금융지주가 국민은행 전국 각 지점장과 부장급에게 은행장 적임자를 묻는 의견서를 보낸 것은 능력있는 화합형 인사를 은행장으로 선임하겠다는 어윤대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은행장 선임을 직원들에게 의견서 형태로 직접 물은 사례는 국내 은행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유례없는 일로 어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KB금융지주는 14일 오후 1400명에게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우편 발송했고 회수되는 데로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은행장 인선에 참고토록 할 계획이다. 내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은행장을 뽑겠다는 어 회장의 의지를 다시 확인한 셈이다.
어 회장은 지난 13일 취임식에서 "직원들에게 필요한 수술과 개혁을 소홀히 한 결과 미국의 1등 기업이었던 GM이 몰락했다"며 "KB금융그룹이 그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위기의식을 갖고 당면 현실과 현상을 냉엄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원적인 체질개선을 강조했다.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인수합병(M&A)과 인력감축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특단의 조치나 노력없이 글로벌 금융그룹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처럼 직원들과의 호흡도 권위나 기존 관행을 과감히 버려야 가능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환골탈태(換骨奪胎)가 필요한 시점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직원들과의 신뢰와 일치된 힘이 필요한 시기다.
이날 어 회장이 취임 3일만에 노조사무실을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두가지는 어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어 회장이 노조 사무실을 전격 방문하자 노조에서도 적잖게 놀랐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노조 관계자는 "취임했으니 인사차 들렀다고 했지만 어 회장이 장시간 동안 진지한 자세를 보여주며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이날 노조 간부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KB금융의 현안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다.
메가뱅크(은행 대형화)와 인력감축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었다는 점을 거듭 설명하고 노조의 불신도 내정자 신분으로 또 다른 오해가 살 여지가 있어 조심스러웠다는 상황 설명을 이어갔다. 어 회장이 진지한 자세를 보이자 노조에서도 "오해를 풀었다"며 손을 내밀었다.
어 회장은 취임식에서 4가지를 강조했다. 그 4가지는 경영 효율성 극대화와 사업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 기반구조 구축, 고객 니즈 충족을 통한 신규 수익원 창출,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이다.
그러면서 첫 번째 과제로 KB의 '비만증' 증후를 치료하기 위해 환부를 직시한 생명회복 운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KB의 치유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본인의 월급이라도 깎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시작한 첫 항해가 포용의 리더십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민진 기자 asiakmj@
이현정 기자 hjlee303@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