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가운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연이어 포착되고 있다. 무장한 북한군이 민간인으로 위장하고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것은 물론 중동부전선 북한군 전방소초(GP)에서 고위 장성들의 움직임이 잦아진 것이다.
군 관계자는 18일 "북한의 특수부대는 육상에서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해상에서는 공기부양정 등을 이용한 상륙작전, 공중에서는 AN-2수송기를 이용한 침투가 가능하다"면서 "특수부대를 대비한 맞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특수부대 대비한 방어력강화= 북한의 특수부대는 18만명 규모로 11군단(일명 폭풍군단) 4만여명(22%), 경보병부대 등 육군 12만명(66%), 정찰총국 직속 1만여명(6%), 해군과 공군 각각 5000여명(3%)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석 전(前) 특전사령관은 지난 15일 토론회에서 "옹진반도 일대에만 북한의 3.4군단 최정예병력 20만명이 배치됐다"며 "백령도 북쪽에 위치한 해상육전대(6만 여명)의 임무는 백령도를 점령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전 사령관은 "북한의 화학무기를 생산하는 9개 공장에서는 5000여톤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에는 고농도 신경작용제 이용한 휴대용 화학무기도 개발완료 했다"며 "특수부대가 휴대하고 침투한다면 대규모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군 당국은 서해상의 공기부양정 및 상륙정을 격멸하는 주요 전력으로 공격헬기 부대를 추진 중이다. 해병대 2사단은 최전방에서 상륙을 차단하는 임무를 맡는다. 공군은 성남기지에 주둔하는 공군 제15혼성비행단 소속 KA-1 공격기 대대를 대기시켜놓고 있다. 육군 17사단은 후방에서 상륙할 가능성이 높은 해상저격여단을 막는다.
또 미공군 오산기지에는 지상전력에 대한 항공근접지원을 위해 A-10과 업그레이드 된 모델 공격기 A-10C 배치해 탱크 등 추가전력을 차단한다.
◆불바다 만들겠다는 장사정포 대비는= 북한군이 보유한 장사정포의 주력은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다연장포)다. 170㎜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는 북한군 야포 중 가장 긴 54㎞로 M-1978, M-1989 등 두 종류가 있다. 각각 T-54, T-62 전차 차체에 170㎜ 포를 얹어 사용한다. 240㎜ 방사포는 12연장인 M-1985ㆍ1989, 22연장인 신형 M-1991이 있으며, 최대 사거리는 60㎞다. 북한이 보유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는 약 700~1,000문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주포는 분당 2발을, 방사포는 분당 40여발을 각각 발사할 수 있다. 즉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사정포 300여문이 동시에 발사되면 시간당 2만5000여발이 날아와 수도권의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또 MDL에서 가장 근접한 진지에서 장사정포를 쏜다고 가정할 경우 서울은 물론 경기 남부권의 안양 군포 과천 성남 등까지 사정권에 든다. 물론 최대 사거리는 170㎜ 자주포가 54㎞, 240㎜ 방사포는 60㎞ 정도로 서울 강북권도 사정권안에 포함된다.
군당국이 북한의 양으로 승부한 포사격에 대비한 것은 정밀타격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런 비대칭전력에 대응해 지대지 유도탄과 K-9 자주포, JDAM(합동정밀직격탄)의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F-15K 전투기에 장착해 370여㎞의 핵·미사일기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합동원거리공격탄(JASSM)도 도입할 계획이다.
◆北 도발대비한 감시 강화= 군당국은 지난달 천안함 사태에 따른 북한군의 도발가능성이 예상됨에 따라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워치콘 5는 징후경보가 없는 일상적인 상황, 워치콘 4는 잠재적인 위협이 존재할 때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상황, 워치콘 3은 위협이 검증되고 주의깊은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워치콘 2는 국익에 현저한 위험이 초래될 징후가 보일 발령된다.
워치콘 2가 발령됨에 따라 한미군 당국은 워치콘 격상조치에 따라 오산기지에서 매일 출동하는 U-2S 정찰기의 비행횟수를 늘리고 우리군도 금강(영상 정찰기)·백두(통신감청)정찰기와 RF-4C정찰기의 활동을 강화한다. 이들로 수집된 정보는 한국전투작전정보본부(KCOIC)와 연합분석통제본부(CACC) 등으로 곧바로 전달돼 전문요원들이 분석,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 한국군 작전사급 예하부대에 즉각 통보된다.
◆천안함사건 다시는 없다= 군당국은 천안함사건을 계기로 북한잠수정을 탐지하는 장비를 서해해저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달 천안함 사건 관련 소요경비 경상운영비 212억원, 방위력 개선비 140억원 등 총 352억원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방위력 개선비에는 원거리탐지용 음향센서와 고성능 영상감시체계, 이동형 수중탐색 음파탐지기, 초계함 성능개량 등을 도입하기 위한 방위력개선사업비 140억원을 반영했다. 원거리 탐지용 음향센서는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해저에 설치해 잠수함(정)의 기동 여부를 포착하는 장비이며, 고성능 영상감시체계는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의 육상기지에 설치된다.
또 국방개혁 목표연도인 오는 2020년까지 해병대 병력 3200여명을 줄여 나갈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병대 병력을 유지한 뒤 2020년 이후 조정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서해5도 북한기습에 대비한 대포병레이더(AN/TPQ- 36 및 37)와 K-9자주포도 고정 배치된다.
◆대테러부대 강화= 한미당국은 오는 8월에 실시된 한미연합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개성공단 대규모 인질사태를 포함한 인질구출작전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구출작전때는 주한미군의 아파치 헬기(AH-64D)와 특수작전용 헬기(MH-47,MH-60), F-16 전투기 등을 동원해 북한 공군 전력을 무력화하고 제공권(制空權)을 장악한 다음 양국 특전사 소속 특공요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또 전술토의에서는 북한이 전투서열 1번으로 최정방에 배치한 특수부대에 대한 협의도 이뤄졌다. 북한은 현재 최정방에 전체 병력 5만여명인 7개 경보병(특수전병력) 사단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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