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하늘은 무척 어두웠지만 지구는 파란 빛이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우주인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Yurii Alekseevich Gagarin)이 지구궤도를 한바퀴 돌고 1시간48분만에 내려와 한 말입니다. 1961년 4월12일의 일입니다.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신들의 이야기를 만들던 고대 이래 우주에 대한 인간의 열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자 우주에 대한 도전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미국이 세계 최초로 달에 갈 수 있었던 것도 이에 자극받은 바가 컸습니다.
가가린이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 지 어느새 반세기가 지났습니다. 당시 우주선은 커녕 오토바이조차 대량생산할 능력이 없었던 대한민국이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발사체로 우리의 인공위성을 띄웁니다. 1957년 10월4일.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 궤도로 쏘아올린지 53년만의 일입니다.
지난해 8월25일 1차 발사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본 뒤라 전남 고흥군 나로도에 위치한 우주발사기지는 초긴장 상태라고 합니다. 장밋빛 전망만 보도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발사과정에서 궤도안착까지의 곳곳의 난관에 대한 보도가 많습니다. 그만큼 신중해 진 것이지요.
열광 대신 냉정하게 성공을 기원하는 이같은 모습은 증시에서도 감지됩니다. 예정된 재료가 발표되기 며칠전부터 불붙던 테마주들도 눈치보기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발사가 연기될 가능성에 몸을 사리고, 실패 가능성도 염두에 두다 보니 적극적인 매기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발표 시간이 오늘(9일) 오후 5시 전후란 점도 부담입니다. 베팅 결과와 발사 결과가 다르게 나오더라도 다음날 개장까지는 속절없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선수들은 미리 샀다 발사일 분위기가 좋을때 팔겠다는 선수들의 전략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민간인공위성 제작판매업체인 쎄트렉아이의 경우, 전날까지 3일 연속 하락마감했습니다. 챠트를 보면 종가가 시가보다 낮은 음봉을 계속 그리고 있습니다. AP시스템과 비츠로테크는 무려 5거래일 연속 하락입니다. 한양이엔지는 7일 강보합으로 연속 하락은 면했지만 8일 하루만 8% 이상 급락했습니다.
테마의 약발이 완전히 소진된 것일까요. 시장의 고수들은 우주항공테마주의 두가지 측면에서 약세를 설명합니다. 먼저 재료 강도의 약화입니다. 한번의 실패와 이로 인한 조심스러운 접근은 투자자들에게도 매력도를 떨어뜨렸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터키 원전수주 기대감으로 인한 원전테마주의 시세도 우주항공 테마주를 외면하게 만든 요인입니다.
또 하나는 수급의 문제입니다. 나로호 발사가 워낙 오래전부터 예정된 일이다 보니 선취매도 빨리 이뤄졌습니다. 쎄트렉아이 비츠로테크 한양이엔지 등은 5월26일부터 말일까지 1차로 시세를 냈습니다.
우주항공테마가 동반 랠리를 시작하기 직전인 5월25일 주가를 보면 쎄트렉아이가 2만9500원, AP시스템이 7100원, 비츠로테크가 1만350원입니다. 전날 이들의 종가는 쎄트렉아이 2만9400원, AP시스템 7740원, 비츠로테크 9260원입니다. 급등했다 최근 조정으로 제자리로 돌아온 것입니다.
최근 조정을 받았다지만 사실 우주항공 테마들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비해 결코 싸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실적 기준 PER는 수십배를 넘고, PBR도 대부분 2배 이상입니다. 가격 메리트만 믿고 들어갈 수준은 아니란 얘기입니다.
하지만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우주개발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도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우리 우주선에 우주인을 태워보내고, 달에도 갈테니까요.
미래에 대한 베팅. 나로호의 성공적 발사를 점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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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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