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20조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끌어모으며 시장을 뜨겁게 달군 삼성생명의 '흥행대박'이 상장 이후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모가격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다소 높은 11만원으로 책정됐음을 감안하면 상장 이후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삼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이번에도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4일 삼성생명 대표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일반배정 공모주에 총 19조8444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최종 청약경쟁률은 40.6대1로 치솟으며 마감됐다.
◆ 기대 이상의 흥행.. 청약증거금 '역대 최대' = 삼성생명 청약증거금은 이날 오전 11시 7조원을 넘어서면서 민간기업 청약증거금 최고치를 기록한 삼성카드(5조9570억원)를 앞질렀고, 오후 1시께는 11조6513억원을 기록하며 (1999년 상장 당시 공기업) KT&G의 11조5000억원을 따라잡았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민간기업과 공기업을 통틀어 역대 청약증거금 규모 1위 자리에 올라서게 됐다.
주간증권사별로는 우리투자증권 이 80.53대1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고 동양종금증권 51.73대1, 삼성증권 43.43대1, 한국투자증권 36.07대1, KB투자증권 35.78대1, 신한금융투자 35.1대1 순이었다.
청약증거금은 배정물량이 가장 많았던 한국투자증권에 6조1481억8600만원이 몰리면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밖에 삼성증권 4조9353억1060만원, 신한금융투자 4조3216억2500만원, 동양종금증권 2조4494억4370만원, 우리투자증권 1조3776억7685만원, KB투자증권 6121억8025만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 1억이면 45주 배정.. 배정 못받은 돈은 어디로 =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을 위해 1억원을 들고 창구를 찾았다면 몇 주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답은 45주다.
증거금율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1억원의 두배인 2억원을 11만원으로 나누면 1818주. 이를 최종청약경쟁률인 40.6으로 나누면 총 44.78주라는 결과가 나온다. 반올림해서 투자자는 45주의 삼성생명 주식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배정을 받지 못하고 다시 투자자에게 되돌아갈 투자금의 향방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최근 투자처를 잃고 몸집만 불려오던 부동자금이 삼성생명을 청약을 계기로 증시로 다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청약을 위해 대거 개설된 증권계좌를 활용한 각 증권사들의 마케팅 및 투자 유도도 상당부분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한생명과의 시가총액 합인 28조원은 보험업종을 뛰어넘어 금융 전반에 걸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까지 유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보험업종 전체 시총 비중이 늘어나면서 IT업종에 편중돼 있는 국내 증시의 편중현상을 다소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 상장 때문에 증시에 큰 변화가 생기거나 투자자들이 특정 자산에 대거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삼성'이라는 투자 매력을 따라 부동자금을 시장으로 들고 나온 투자자 가운데 공모주 배정을 받지 못한 일부 투자자들이 증시에 남게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 상장 후에도 '흥행대박' 이어질까 = 공모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다소 높은 11만원에 책정됐음을 감안하면, 상장 직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20% 내외인 13만원까지 삼성생명 주가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삼성'이라는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그룹 차원에서 주가를 관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주가상승에 힘을 실을 수 있다.
한편 이날 청약을 마친 삼성생명은 오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며 현재 공모가는 1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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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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