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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연구소에서 구제역이라니...”

충남지역 농민들 허탈감에 분노…“말도 안 된다.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일”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구제역으로 불안감에 시달리던 농민들이 정부가 운영하는 연구소에서마저 구제역이 터지자 크게 분노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에서 소나 돼지를 분양받은 농가들은 날벼락을 맞아 허탈해 하고 있다.

3일 충남도, 청양군, 홍성군 등에 따르면 구제역으로 애써 기른 소와 돼지를 묻게 되자 축산농민들은 발원지가 가축병이 생기지 않도록 가장 엄격히 관리돼야할 축산연구소라는데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다.


연구소 부근에 사는 한 농민들은 “말도 안 된다.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구제역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이곳 농민들은 남의 농장엔 얼씬도 안 할 정도로 방역에 신경을 써왔는데 연구소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니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충남지역 축산농민들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유탄을 맞은 셈이다.


연구소 인근의 또 다른 농민은 “방역을 철저히 하라고 해서 소독기계를 갖다 놓고 열심히 하지만 하면 뭘 하느냐”고 거의 일손을 놓고 있다.


종자개량을 위해 연구소에서 송아지나 씨돼지를 분양받은 농민들은 화를 삼키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연구소로부터 씨돼지를 분양받은 서산의 한 농민은 돼지 3600마리를 땅에 묻어야 하는 처지다.


다른 농가들도 상황을 비슷하다. 날씨가 풀리면서 구제역이 자꾸 퍼지지 않았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구제역이 생긴 연구소에서 국내 최대 축산단지인 홍성까지의 거리는 25km, 자동차로 20분 남짓 가면 닿는 곳이라 비상이 걸렸다.


혹시라도 구제역이 홍성으로 번지면 농가는 물론 국내 축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편 2000년 이후 10년 만에 구제역이 생긴 충남지역에서 살 처분된 가축 수는 5850두로 구제역 사상 최대며 2000년의 세 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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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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