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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끝낼 때가 됐다

시계아이콘02분 05초 소요

유럽증시가 급락했다. 그리스 국채수익률은 더 이상 국채의 자격을 상실했다.
2년물이 10%를 넘고 10년물이 9.13%에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608bp에 달하고 CDS가 616bp라면 더 볼 것도 없다.


IMF와 EU가 그리스 구하기에 나선 마당에 시장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구제불능이라는 뜻과 같다.
물론 그리스를 살릴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을 내놓으라고 시장이 압박하는 것일 수 있다. 통상 시장은 극단적으로 밀어붙여서 정부당국의 확실한 카드를 끌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그리스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리스 국민이 3년간 아주 검소하게 살기로 결의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리스 부채를 줄일 방법은 없다.


아주 검소하게 산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연금을 절반만 받고, 월급을 절반만 받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결국 그리스는 실현 불가능한 자국책을 팽개치고 유로존 국가의 일원임을 내세우면서 '공멸'이라는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망하면 EU가 무사할수 있겠냐. 그러니 어떻게든 지원을 해주겠지. 우리 문제로 유럽 전체가 파멸되지 않으려면 알아서 잘 해라. 우리가 나서서 지원해 달라고 비는 일은 없다."


도와준다고 해결이 될까. 얼마를 퍼부어주면 그리스 문제를 수면 밑으로 감출수 있을까. 450억유로? 800억유로? 턱도 없는 소리.


이런 식으로 금액이 커지면 얼마까지 늘어나는지 우리는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잘 보고 배운 바가 있다. 1조유로라면 해결이 될까? 그 정도 돈으로 해결이 된다고 해도 문제는 있다. 과연 누가 그리스를 살리기 위해 1조유로를 떠안을 것인가.


결국 그리스를 버리는 방법 뿐이다. PIGS국가의 일원이 아닌 독일과 프랑스는 EU를 탈퇴하고 다시 자국통화를 사용하는 경제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 마르크와 프랑은 강세를 보일 것인반면 PIGS 통화는 엄청난 평가절하에 직면할 것이다.


다 같이 죽느냐, 다 같이 사느냐의 길에서 다 같이 살 길이 없다면 살 수 있는 사람만이라도 사는 게 수순이다.


어제 미국증시는 이런 희망을 피력했다. 유럽증시가 초토화되고 유로화가 연최저치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증시가 마감한 이후 경이적인 반등세를 보였다.


실적이 좋았고 오마바의 연설에 가시가 없었다고? 천만에. 이런 이유로 미국 후장에 그만한 에너지가 생기진 않는다.
어떠한 것이 뉴욕증시를 치솟게 만들었을까. 그건 다름아닌 절박성이다.


"우린 유럽처럼 망할수 없어! 우린 망하면 안돼!"
이런 절규가 미증시를 크게 띄워놓는 원동력이 됐다. 나스닥, 러셀2000, 윌셔5000은 연고점까지 기록했다.


세상에... 너무했다. 유럽처럼 망해가는 모습에서 벗어나게 하라고 했더니 연고점을 돌파시켜? 뭐하나 티안나게 제대로 하지도 못한다.


과연 이 후유증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오늘 유럽증시를 나보란 듯 2% 이상 급등시키면 그만이라고? 그러면 어제 뉴욕증시 막판 급상승이 선도적인 움직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어떻게 그리스를 두고 유럽주가를 하루만에 또 급상승시킬 수 있을까. 며칠전 해먹은 수작을 또 하라는데 과연 누가 동참할 것인가.


이제 결론은 하나다. 미국은 유럽과 다른가 하는 의문을 갖는 것이다.


최근까지는 이러했다. 제로금리와 무한대의 유동성 공급상황에서 주가가 하락추세로 돌아서면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되니까 증시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직은 죽으면 안돼. 아직은 때가 아냐. 이런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주가가 더 떠도, 돈의 힘이 더 발휘돼서 설사 주가가 전고점을 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다우지수가 1만4000을 넘고 S&P500이 1600에 이른다고? 어떻게?
이름을 바꿨지만 버즈두바이라는 두바이 환상의 흉물이 서있고, PIGS 문제가 있고, IB가 몰락하고, 미국 세금이 크게 늘어날 판인데 다 무시하고 주가를 계속 띄울 수 있다고?


빠져도 뜨겠지 하는 생각과 떠도 빠지겠지 하는 생각은 전혀 다른 것이다.
이젠 부양책도 구제책도 다 지겨운 때가 됐다.


그래 현실을 인정하자. 현재 상황에 맞게 가자. 유동성을 정상화하고 출구전략이니 뭐니 하는 잔머리 쓰는 것도 그만두자.
현실에 맞는 경제. 현실에 맞는 주가. 현실에 맞는 금융.


자구노력이 없는 그리스를 욕할 것이 아니라 문제투성이로 점철된 지구촌 자본시장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직시해야 한다.
설사 현재 가치에서 0이 하나 또는 두개 사라지는게 현실이라면 받아들여야 궁극적인 해결이 시작된다.
해결책이 시작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문제만 쌓여갈 뿐이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홍재문 기자 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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