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출국에 앞서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의 방향을 잡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윤 장관과의 일문일답.
-은행세 도입에 대한 입장은.
▲G20 어젠다로 다뤄질 것이다. 전체적인 의견과 분위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우리나라와 중요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는 방향과도 가능한 일치시키는게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금융위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대형 금융기관이나 여러 금융흐름에 대해 어떤 규제를 가져갈지 내부적으로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예를 들면 지금 미국이 제시하는 은행세는 500억달러 이상 대형금융기관에 매년 0.15%의 세금을 가해 10년간 900억달러를 모은 뒤 부실채권구제기금에 들어간 돈을 보상하는 제도다. 하원에서는 다른 안도 제출된 상황이다. 은행이 갖는 자산 중 비예금성 부채에 부과하자는 거다. 유럽은 좀 다르다. 유럽은 최근 긍정적으로 선회했다. 처음에는 국제자본 흐름에 대해 거래세 형태로 부과하자고 했는데 지금은 철회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이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결론이 나는 과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어느 한 나라만 독점적으로 금융기관에 부담을 주면 부작용이 있다.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돼 금리를 올리거나 수수료를 올리고 금융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어 국제공조가 필요하다. 이런 기회에 국제공조 하에서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예를 들어 국제금융상항이 좋을 때는 많은 돈이 유입되고 나쁘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실질적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국제적인 흐름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신흥국의 보편적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다소 도움이 될 수 있다.
-천안함 사태에 대해 관심이 많을텐데 어떻게 설명하겠느냐.
▲우리는 이번 사태가 경제나 금융에 주는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은 시장이 차분하게 대응해왔고 무디스도 정부의 신속한 대응, 시장의 차분한 반응, 재정 건전성을 봐서 국가신용등급을 올렸다. 소규모 개방경제(스몰오픈 이코노미)는 대외 문제에서 뭉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이 반목하면 천안함 사태를 저지른 자는 신나할 것이다. 다른 나라도 우리만큼 어려운 일도 많이 겪지 않았냐, 우리 경제에는 최대한 영향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의 잠재력을 믿고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하자고 G20 참가자들한테 말할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기소했는데, G20 회의에서 금융권 분담방안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
▲아직 골드만삭스를 제소한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SEC는 증권감독기관이다. 예전에도 수많은 투자은행(IB)을 직접 검사, 제재, 고발했다. 우리 감독원 등이 규정 위반시 검찰에 수사 의뢰한다든지, 감독하는 선상의 일환이다. 이번 골드만삭스 건은 타이밍상 월스트리트와 메인스트리트 간 알력이 있는 사이에 나타난 거다. 다만 G20 회의를 하는데 있어 전체 세계금융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미·중 무역불균형과 관련해 위안화 절상 문제도 논의가 될까.
▲G20회의에서 특정국가의 환율에 대해 논의한다면 굉장히 제한된 범위에서 일 것이다. 새로운 균형이 나와야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으로 갈 수 있다. 국제수지에서 적자가 많이 나는 나라는 저축을 많이 하고 소비를 줄이고, 흑자가 많이 나는 나라는 내수를 일으켜야 무역 재균형으로 가지 않겠느냐.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밸런싱이 주(主)이고 환율은 본질적인 논의가 아니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규제에 대한 입장은.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서 외국 자본의 중요성에 감사해야 한다. 반면 외국자본이 우리 고민을 해결할 천사는 아니다.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외국 자본 도입에 대해 국제공조 체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거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다른 나라에 비해 외자에 부정적인 조치를 취하진 않을거다.
-출구전략은 G20에서도 논의하나
▲국제공조라는게 몇 일부터 같이 하자고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이번에 몇 가지 대안이 나올거다. 범위(레인지)를 둬서 각 국가가 형편에 맞게 선택해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갈 거다. 각국별로 경제 성장, 회복이 다른데 모두 똑같이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많은 지표가 호전되고 밝은 시그널이 있지만 유가, 원자재 가격, 국제금융시장 불안, 유럽시장 불안 등 불확실성이 있다. 국내 고용 문제는 아직도 심각하다. 민간의 자생력도 선뜻 긍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아직은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이르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재정·금융·통화 등 여러 부문에서 일부 출구전략이 일어나고 있다. 작년 재정 적자가 당초 -5% 전망이었는데 -4.1%로 개선됐다. 올해는 -2.7%로 줄고 국가채무도 결산 결과 예상보다 개선됐다. 출구전략은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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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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