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지수 오르는데 증권주는 왜 울상?

지수와 증권사 수익 상관성 떨어져..지루한 흐름 이어질 듯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가 어느새 1700대까지 빠르게 올라선 가운데 증권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수가 오르면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증권주 역시 강세를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증권주의 주가 흐름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코스피 지수가 빠른 반등을 보인 기간인 3월16일 저점(1642.86)에서 30일 고점(1705.57)까지의 수익률을 보더라도 10거래일간 4% 가까이 반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증권업종지수는 1%대 반등에 그쳤다. 일봉 챠트를 보더라도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도 안팎의 우상향 흐름을 그리고 있는 반면 증권업종 지수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정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지수의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주가 제자리걸음 혹은 하락 추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부진한 거래대금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지난 1~3월의 월별 거래대금은 각각 9조4000억원, 6조3000억원, 6조6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인 6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수가 오르더라도 거래대금이 수반되지 않으면서 증권사의 수익에도 그다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축소돼 수탁 수수료 수익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았고, 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서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환매 압력은 오히려 증권사의 수익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예전과는 달리 브로커리지의 비중이 줄어든 것 역시 지수와 증권업종의 주가의 상관관계를 떨어뜨렸다. 증권사들은 과거에는 브로커리지나 운용수익에 치중해왔지만 최근에는 펀드나 ELS 판매 수익 비중이 늘어나고 있고, 운용 비중에서도 주식보다는 채권 등 방어적인 부분이 커지면서 지수와 마찬가지로 금리나 스프레드의 영향력이 커진 탓에 지수의 흐름이 증권주 주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던 셈이다.


이에 따라 지수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증권업종의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정반대의 움직임도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돌파해낸 만큼 연고점 경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주 역시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까.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지난 4분기(2010년 1~3월) 실적이다.
손미지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는 전분기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요인에서 벗어나 이익 모멘텀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기저효과 뿐 아니라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 이익으로 증권주들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0년 1월초부터 3월말까지 국고채권(1년) 금리는 3.5%에서 2.7%로 80bp 하락했는데 이것이 증권사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증시 방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ELS나 랩, 공모 등에 몰리며 관련 수익 역시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4분기 어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주가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박은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실적개선의 일부는 주가에 반영이 된 상태"라면서 "실제 추정치가 발표되는 4월 초 또 한번 반등의 기회가 있겠지만, 이 때 시장이 탄탄한 흐름을 보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반등 기회가 온다 하더라도 거래대금이 워낙 부진한 점 등 영업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강한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증권사들 역시 이같은 점을 인식하고 브로커리지 위주에서 벗어나 IB 수익이나 자산관리, 금융상품 판매 등에 초점을 맞추며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증권업종의 주가가 워낙 저평가돼있는데다 지수가 무너지더라도 거래대금을 동반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주가의 충격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대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업종의 주변환경이 좋지 않아 주가가 크게 오르길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워낙 저평가돼있고 이에 따른 하방경직성도 어느 정도 확보한 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은 지루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2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04포인트(-0.00%) 내린 1700.15를 기록하며 등락을 거듭중이다. 대우증권(-1.20%)과 미래에셋증권(-0.34%), 현대증권(-1.44%), 우리투자증권(-0.92%) 등은 모두 1% 안팎의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