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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안중근, 무궁화 꽃, 그리고 원전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소설이 히트를 친 적이 있었습니다. 비운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핵물리학자 이휘소 박사에게서 모티브를 딴 이 소설은 남한이 비밀리에 개발한 핵무기를 북한의 미사일에 실어 일본을 굴복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일본의 지배를 당했던 한이 있는 한국인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기에 충분했었습니다.


조국이 일본에 곧 병탄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일본의 조선침략의 핵심인사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가 서거한지 정확히 100년이 지났습니다. 1909년 10월26일 이토를 저격한 안 의사는 암살이 아닌 대한 독립군 장군의 자격으로 한 전투행위라고 주장했지만 정당한 재판을 받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스러졌습니다. 그의 유해는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 의사가 순국한지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 우리는 일본을 넘어서진 못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처럼 비밀리에 만든 핵무기도 아직 없습니다. 비핵화를 선언했으니 핵무기를 만들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2010년 대한민국은 원자력 강국입니다.


고유가에 원자력 발전이 다시 각광을 받으며 30년 이상 원전 노하우를 가진 국내 업체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UAE 원전 수주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 원전 수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터키, 요르단 등 중동지역 국가를 집중 공략하고, 인도와 중국 등 거대시장은 기반 조성을 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계 원전시장은 2030년까지 새로 430기의 원전이 추가로 건설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 전망치는 314기 신규 건설이었습니다.

국내 원전시장도 동시에 키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8기를 추가 건설해 전체소비전력에 대한 원자기여율을 26%에서 59%로, 원전설비 비중을 24%에서 41%로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도 지난해부터 원자력 테마가 거세게 불었습니다. 한국전력을 비롯해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뿐 아니라 한전기술 한전KPS 비에이치아이 티에스엠텍 일진에너지 보성파워텍 모건코리아 등 중견기업들이 테마를 형성했습니다.


한전KPS의 경우, 1년전 2만원대 초반에서 올들어 5만원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12월 상장한 한전기술은 2만7000원에 시작한 주가가 최근엔 8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계 원전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다 보니 PER(주가수익비율)은 한전기술이 30배 이상, 한전KPS가 20배를 오르내릴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증권사들은 해외기업 GE(17배) 알스톰(12배) 등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수의 증권사들은 원전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이유로 원전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앞으로 20년간 세계 원전시장이 최대 1240조원이 될 것이라며 국내 한전 컨소시엄도 2020년까지 15기의 원전수출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실 테마주 주가는 현재 실적으로는 설명하기 힘듭니다. 앞으로 20년간 펼쳐질 원전시대에 대한 베팅의 결과를 알기도 힘듭니다. 안 의사 순국 100주년. 원전 테마주들을 다시 한번 눈여겨 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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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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