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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면 毒되는 러시아펀드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펀드 투자자 K씨는 러시아펀드 이야기가 나오면 머리가 아프다. 2년 전 러시아펀드에 넣어둔 투자금이 아직 원금의 반도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러시아 증시가 조금 회복됐다는 말을 듣고 손해를 안고라도 지금 환매해야 할 지 고민 중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펀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사람들 중 K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수익률 좋다는 뉴스나 주변사람들의 말을 듣고 급하게 자금을 투자했다가 고점에 물린 것이다. 최근 러시아펀드 수익률이 좋아졌다는 뉴스에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주목해야할 사례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총액 100억원 이상의 해외 주식형펀드 316개 중에서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러시아펀드다. 신한BNPP더드림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가 1년 수익률 157.18%로 1위를 기록했고 JP모간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A(주식) 153.58%, 우리러시아익스플로러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A 1 137.31% 등이 뒤를 이었다.


러시아펀드의 1년 수익률이 여타 해외펀드를 앞서나가는 모습이지만 2년 수익률을 보면 아직도 크게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이다. JP모간러시아펀드의 2년 수익률은 아직도 -62.99%로 원금의 반도 회복 못한 상태고 신한BNPP더드림러시아펀드와 우리러시아익스플로러펀드 역시 -40% 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2년 전 1억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5000만원 내외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러시아펀드의 수익률 변동성이 큰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러시아증시가 국제 유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 첫째 원인이다. 가즈프롬이나 루코일 같은 에너지기업이 러시아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좋지 않고 유가가 하락해 수익성이 떨어지면 증시전체에 크게 타격이 온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2000년 이후 러시아 주가와 유가와의 상관계수가 0.88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 주식시장과 유가와의 밀접한 관련성을 대변해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 증시 규모가 나라가 가진 국력이나 인지도에 비해 지나치게 작은 것이 또 다른 원인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러시아 주식시장 규모는 2016억달러로 14조달러에 달하는 미국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고 8212억달러 규모인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4분의1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국제 변수에 지나치게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결국 최근 러시아펀드의 수익률이 좋고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산의 일정 부분만 투자하는 대안투자 방식으로 삼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나온다. 서동필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과 유가 역시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면서도 "유가와 같은 다양한 위험 요인으로 인해 단일 투자수단이 아닌 제 3의 대안투자 수단으로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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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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