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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이지송 LH사장"유리알보다 더 투명한 경영..다 보여줘라"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국민들이 신뢰하는 회사가 돼야 합니다. 통합 공기업으로서 이 숙제는 꼭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사장은 사실 이런 얘기를 어느 자리에서나 자주 꺼낸다. 기자들을 만날 때면 더욱 강한 톤이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꼭 해결해야겠다는 의지를, 얘기를 통해 다지는 것처럼 보인다.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은 그래서 더 긴장을 갖고 챙기는 분야다.


시세의 62~65%로 분양가가 책정된 위례 보금자리주택에는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4명의 자녀를 둔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현장접수에 나서 눈길을 모았고 90대 부모를 모시는 노인이 내집에서 살아보겠다며 의지를 다지는 모습도 연출했다.

일부 우려와 달리 수많은 무주택자들의 소망을 담은 보금자리주택 분양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처음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사실상 '반값 아파트'로 불린 강남과 서초지구 등의 청약이 탈없이 이뤄졌다.


◇"현장 속으로···" 경영철학 투영= 국민에게 저렴하면서도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보금자리주택을 2018년까지 150만가구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도 빈틈없이 사전준비를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 사장은 사전청약 방식을 수없이 연습시켰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조금이라도 실수가 나오면 최대의 인기를 끄는 보금자리주택이 '깡통주택'으로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이 사장은 인터넷 청약부터 현장접수까지 모든 것을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 이 사장이 덕목으로 삼는 현장경영을 투영시켰다. 신도시 현장과 현장접수 현장, 인터넷 서버 등을 직접 둘러보고 미진한 부분이 발견되면 즉각 개선을 지시했다. 평소 강조하는 '현장경영'을 실천한 것이다.


위례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을 앞두고 이 사장은 주말을 반납했다. 사장 취임 후 항상 주말 출근을 하지만 현장접수 창구를 둘러보고 골프장 문제로 골치를 썩였던 현장도 살폈다. 현장접수대를 준비중인 직원들에게는 "불편없게 최대한 잘 준비해야 한다"며 노고를 치하했다.


이 사장의 현장경영 철학은 LH경영에 그대로 녹아있다. 지난 1월말 통합공사 출범후 최대규모의 인사를 단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형식과 내용에 모두 현장감각이 반영됐다. 인사에 앞서 이 사장은 모든 부서를 일일이 다니며 업무와 인적 구성을 살폈다. 지방조직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장은 임직원들과 1:1 대화를 좋아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장 취임 3개월여만에 "웬만한 팀장급이나 과장급의 신상에 대해서도 훤히 안다"고 자신하는 수장이 됐다.


◇화학적 통합인사 완성= 이를 기초로 이 사장은 인사의 얼개를 짰다. 그동안 강조해온 화학적 융합을 통한 새로운 조직 탄생이라는 구호를 완성하는 작업이었다.
또 인사에는 투명성을 가미했다. 투명하고 공평한 인사를 위해 '특별인사실무위원회'와 '보임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 인사정보를 완전 공개했다.


경영지원부문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각 직급별, 직군별, 출신별 대표자 80명으로 하는 '특별인사실무위원회'에서는 조직 구성원들의 내부 목소리를 폭넓게 수렴, 주요 보직대상자와 하위직 발탁대상자의 선정기준을 수립하고 인사의 공정성과 내부 조직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부사장이 위원장이 되고 임원진으로 구성된 '보임인사추천위원회'는 특별인사실무위원회에서 수립한 인사 기준인 업무능력, 리더십, 조직융화력, 근무경력등을 고려해 보임대상자를 1차 선정했다. 이어 그 결과를 다시 특별인사실무위원회에 완전 공개, 검증받도록 했다. 인사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조직의 혼란과 잡음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다.


검증절차를 통해 도출된 인사안에 대해 LH는 이지송 사장을 비롯, 감사실장 등 관련부서 직원들이 대상자에 대한 재검증을 실시, LH의 모든 구성원들이 인사과정을 통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LH는 이같은 혁신적 인사시스템을 통해 2중, 3중의 검증절차를 거쳐 부정부패 등 비리연루자 및 징계자, 무능력자, 외부 인사청탁자를 보임인사에서 퇴출시켰다고 설명했다. 대신 능력있는 하위직급자를 대거 발탁해 전진 배치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인사내용은 과거 조직원들간 완전한 화합을 위한 교차인사와 본사인원의 25% 지역본부 배치였다. 또 팀장급 직위 중 약 3분의1에 해당하는 139개 직위에서 소관 업무에 정통한 능력있는 하위직급을 전격 발탁하는 인적 쇄신도 이뤘다. '업무중심, 현장중심'의 조직을 만들면서 조직 화합을 동시에 노린 '이지송식 인사'였다.


◇지독한 업무 우선의식에 직원들 감동= 한꺼번에 조직이 바뀌고 발탁인사가 이뤄지다보니 내부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우려섞인 시선도 있다. 하지만 정작 내부는 조용하다. 오히려 환영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 사장이 매일 소화하는 살인적인 업무일정과 책임감 있는 일처리를 지켜보며 임직원들의 분위기가 변해가고 있다.


국회로, 과천청사로, 보금자리주택 현장으로 사방을 쫒아다니는 이 사장은 LH와 관련된 현안이라면 온갖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2월에는 청산소득 법인세 문제가 난관에 봉착하자 국회에서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설명을 하려 했던 일화도 있다. 한 직원은 "임기가 제한된 사장이 헌신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직원들로서는 당황스럽기도 하다"면서 "LH를 안정시켜 공기업 선진화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에 주인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아침 7시 출근, 불확실한 퇴근시간, 휴일 출근 등은 피곤한 일이 아닌 LH 직원으로서의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통합출범 후 4개월여만에 화학적 통합인사를 단행한 후 한달을 넘긴 이지송 사장은
이제 신뢰받는 대표 공기업의 이미지 심기에 나섰다.


"인사를 내고보니 좀 후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재무부실문제 해결과 이에따른 사업순위 조정 등의 장애물이 만만찮게 남아있어서다. 이 사장은 조직의 화학적 통합 기틀을 마련한 후 부쩍 자신감있게 부정부패 척결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건설공사 발주기관으로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 건설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사장은 "건설업체 CEO 출신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공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다"고 얘기한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털어내고 깨끗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는 그만큼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LH는 이 사장의 지시로 발주와 입찰심의 등의 과정을 투명하게 바꿨다. 3월부터 건설공사나 설계용역 등의 설계심의 위원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심사평가 결과를 모두 일반에 공개하고 나섰다. 또 심사위원들의 논의과정을 대회의실에 영상중계해 부정한 평가가 개입될 여지를 없앴다. 심의위원도 일주일 전에는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했다. "밤새 심사위원 집 앞에서 건설업체 직원들이 대기하다 뒷돈을 대주는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에는 설계공모방식도 일신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따라 LH는 설계업체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한 새로운 공모방식을 채택, 강남 세곡지구 보금자리주택부터 적용한다. 기존에는 패널과 모형, 도서 등을 모든 업체가 준비하도록 했지만 이제는 5장으로 줄어든 도서만으로 우수작을 뽑은 뒤 패널과 모형을 준비하도록 해 과도한 비용지출을 방지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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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경영을 몸소 실천하며 신뢰받는 통합공사를 하루속히 안착시키려는 이지송 사장의 소망이 차근차근 실현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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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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