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필리핀이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설비를 이용해 자국에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마크 코주앙코 국회의원은 필리핀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지난 2일 지식경제부를 방문에 이와같은 내용이 담긴 친서를 전달했다. 이 서신에는 한국전력이 국제 공개 매각중인 KEDO 기자재의 매입의사와 이 기자재를 이용해 필리핀에 한국형 원전 1000MW 2기를 건설하고자 하는 의향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측은 사우디아라비아 자금을 이용해 현재 공개매각이 진행 중인 KEDO설비를 매입해 자국에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은 북한 신포 경수로 공사에 공급하려 했다가 사업중단으로 국내외에 보관해오던 기자재를 모두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입찰 마감이 2일까지였는데 필리핀측이 이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이다. 매각 대상 물품은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ㆍ냉각재펌프 등 원자로 설비 관련 24종과 터빈날개ㆍ발전기회전자 등 터빈 발전기 관련 9종, 격납건물철판과 천장크레인 등 보조기기 8종 등 모두 41개 품목이다. 한전은 낙찰가를 총 1억1267만 달러(약 1300억원)로 정한 상태. 기자재는 현재 경남 창원과 미국, 일본 등지에 흩어져 보관 중이다. 북한 경수로는 1000MW급 2기로 영광원자력발전소 3호기~6호기인 한국 표준형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1997년 설계된 구형 모델이고 낙찰가가 높아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필리핀측에서 이같은 방안을 추진 중인 것은 알고 있으나 우리측에 직접적인 의사타진이나 협의를 요청해온 적은 없다"면서 (필리핀이든 누구든) 낙찰자는 직접 각국에 산재해 있는 기자재를 반출하기 위해서 해당정부로부터 반출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금조달창구앤 사우디측에서 필리핀측과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최경환 장관도 2일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자리에서 "필리핀에서 KEDO 기자재를 구매하면서 한국 원전을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며"기자재 가격은 장부 가격으로 7억달러인데 입찰을 붙여봐야 가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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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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