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검토했다" 송명근 교수 주장 일축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보건의료연구원이 안전성 문제를 들어 카바(CARVAR) 수술을 중단하도록 정부에 건의한 데 대해, 수술 개발자 송명근 교수가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연구원 측은 "그건 연구자 본인이 주장하는 것일 뿐, 학자의 양심을 걸고 객관적으로 검토했다"고 일축했다.
평가를 책임지고 있는 배종면 보건의료연구원 임상성과분석실장은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이 밝히고 "시술 중단 건의는 복지부에 중간 보고형식으로 제출한 것이지 아직 결론을 낸 단계가 아니다"란 점도 강조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식 입장문을 23일 발표했다.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의견을 표시한 이유에 대해 배 실장은 "시술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안전성에 의문이 들었다"며 "이것이 국민의 생명과 연결된 문제인 만큼 시술을 잠정 중단시키고 결과를 본 후 재개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연구 자체를 금지하자는 것도 아니고, 향후 안전성이 검토가 끝나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나면 시술을 다시 할 수도 있는 것인 만큼 송 교수가 기자회견까지 열며 연구 결과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송 교수와 연구원의 의견 차이는 여러 군데서 발견되나, 분명하게 충돌하는 지점은 '검토 대상'이다. 송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한 200건의 시술에서 사망이 3건 발생했고, 건국대병원 252건 중 사망례가 0건이란 점을 들어, 기존 수술법보다 사망률이 낮은 안전한 시술임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연구원은 서울아산병원에서 26건(사망례 3건 포함), 건국대병원 101건(사망 2건 포함)만을 평가대상으로 삼았다. 송 교수는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게 일부 시술례만을 검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망률이 높게 보이게 됐다"고 23일 있은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 그는 "128명 환자만을 평가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연구원의 해명도 분명하다. 배 실장은 "26건은 송 교수가 해당 시술을 '카바'라고 명기하기 시작한 이후 사례라며 아산병원이 제출한 자료이고, 이는 적절한 판단"이라고 했다.
건국대병원 경우도 카바 수술이 조건부 비급여 고시된 2009년 6월 15일 이후 사례만을 우선 검토한 것이라고 했다. 그 전에 시행된 나머지 151건은 차후 검토할 계획이다.
배 실장은 "송 교수가 자꾸 사망률을 비교하는데, 문제는 몇 명이 죽었느냐가 아니라 '사람이 죽었다'는 것"이라며 "사망이 수술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면 '안전성'이 확실히 입증될 때까지 일단 시술을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평가위원이 애당초 카바 수술에 부정적 의견을 가진 학자들로 구성됐다는 송 교수의 지적에 대해선 "자신에게 불리한 결론이 나왔다고 학회 추천 위원들을 모독하려 하고 있다"며 "학자의 양심을 걸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객관적인 방법으로 판단했다고 단언한다"고 했다.
연구원은 건국대병원의 추가 자료를 마저 검토한 후 최종 결론을 모아 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건강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수술에 대한 정부 측 조치를 결정한다.
◆카바(CARVAR) 수술
CARVAR(Comprehensive Aortic Root and Valve Repair)는 심장판막질환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던 '판막치환술'과 달리, 송 교수가 직접 고안한 기구를 사용하는 독창적 수술법이다. '판막성형술'이라고도 불린다. 송명근 교수는 1997년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할 당시 이 수술법을 처음 시행했다. 송 교수는 시술 후 혈전약을 먹지 않아도 되고 재수술을 크게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관련 학회와 보건의료연구원 등에서 안전성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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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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