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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메신저] 증권가 '우울한 설맞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세뱃돈 대신에 '어린이 펀드' 선물해보세요." "호랑이 해 맞아 포효할 펀드는? 주식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용돈 대신 사 드리고 싶은 주식은?"


설 연휴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자 증권가에선 이를 공략한 각종 희망적인 광고 문구가 눈길을 잡아 끈다. 설 세뱃돈 대신 펀드를, 부모님 용돈 대신 주식을 선물하라는 점이 이채롭다.

지난 8일 한 증권사는 증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맞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증권사 직원들이 부모님에게 설 선물로 가장 드리고 싶은 주식으로 삼성전자가 꼽혔다. 대한민국 대표 주식으로서의 이름에 걸맞은 위상을 나타낸 것.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한국전력, KT, POSCO 등 대형 우량주들의 인기가 높았다.


자녀에게 세뱃돈 대신 주고 싶은 장기 유망주로는 응답자의 17.9%가 신한지주를 꼽았다. 이미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오른 삼성전자보다 신한지주가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높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KT와 한국전력, 포스코와 현대차 등 우량주는 자녀에게도 주고 싶은 주식으로 선정됐다. 코스닥 종목으로는 유일하게 셀트리온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설문조사, 각종 광고문구와는 큰 차이가 난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4일 1696.14를 기록하던 코스피지수는 143.35포인트 떨어져 지난 8일 1552.79포인트로 마감했다. 유럽 국가부도에 대한 우려로 1550선까지 추락했으며 200일 이동평균선(1555.7)까지 내준 것.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지수 흐름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전력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4종목은 모두 1월4일 대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7.54% 하락했으며 포스코(-15.69%), 현대차(-2.52%), 신한지주(-9.17%)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한 증권사 직원은 "요즘 같은 때는 HTS를 보고 싶지도 않다"며 "2008년 말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해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마음이 무의식중에 설문조사에 반영된 것일까. 증권사의 설문조사 마지막 항목인 '이번 설날에 부모님 용돈은 얼마나 드릴 계획'이라는 질문에는 부모님 한 분을 기준으로 10만~20만원을 고른 응답자가 191명(37.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1주에 74만8000원에 거래되는 삼성전자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과 부모님 용돈과의 차이. 여의도는 지금 꿈과 현실의 괴리감에 허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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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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