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올해 미 재정적자가 1조3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6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치가 소폭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전후 두 번째 규모다. 또 CBO가 현행법과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계산한 것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6일(현지시간) CBO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1조3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이는 지난해 8월 내놓은 예상치 1조3800억 달러에 비해서는 소폭 낮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사상 2위 규모다. 지난해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1조4000억 달러로 전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CBO는 이어 내년 적자규모는 9800억 달러로 줄어들어 2015년까지는 4800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향후 10년간(2011~2020년) 재정적자 규모는 연평균 600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았다. 이는 전문가들이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지적하는 규모다. 대규모 재정적자가 환율 충격과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측면의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다.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지난 전망치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으나 안심할 수는 없다. CBO는 현행법과 정책이 변함없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적자규모를 추산한 것이기 때문에 법과 정책이 변화한다면 적자규모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오바마 정부와 입법자들은 올해 말 만료를 앞둔 부시 정권 당시의 세금감면 일부를 연장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은 대체최저한세(AMT) 면제 혜택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세금 정책이 이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향후 수조 달러의 재정적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재정적자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가부채도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CBO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의 국가부채는 7조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3%에 달하는 것이다. CBO의 더글라스 엘멘도프 이사는 “2020년까지 미국의 국가부채는 15조 달러, GDP 대비 6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CBO는 또한 향후 몇 년 동안 미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이나 완만한 속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4분기까지 2.1% 성장하고 내년에는 2.4%의 완만한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업률은 올해 상반기동안 평균 10% 이상을 유지한 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았다. CBO는 올해 실업률이 10.1%까지 오른 뒤 내년에는 9.5%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엘멘도프 이사는 “현재 10% 수준인 실업률은 2014년까지 안정적인 수준인 5%대로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국채에 대한 이자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2020년에는 연간비용이 723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 예산 가운데 17%를 차지하는 재량지출을 3년간 동결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는 오는 27일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에 포함될 전망이며, 내달 1일 제안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2011년 예산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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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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