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제2롯데월드 "교통부담 480억원 더 내라"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제2롯데월드 건립계획이 최근 서울시 교통·건축 통합 심의와 환경영향평가에서 재심 판정을 받았다. 교통 혼잡 유발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고 확충되는 녹지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다음달로 예정된 제2롯데월드의 착공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롯데그룹이 제출한 제2롯데월드 건립안이 지난 16일 교통·건축 통합 심의에서 재심 판정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롯데측이 제출한 교통 유발 관련 비용 분담안에 추가로 지하횡단보도 건립 등 몇 가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당초 지하 버스환승센터, 광장 조성 비용 등 1700억원에 더해 탄천 동편 도로 건설 비용을 포함한 총 2100억원을 부담하겠다는 안을 서울시 측에 상정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9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하도로 건설 비용 480억원을 추가로 부담하라고 권고했다.

지하버스환승센터 규모도 더 늘려야 하는 등 교통 혼잡에 따른 비용이 더 커진다고 서울시는 평가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재심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녹지와 공지면적을 더 넓히라는 조건도 제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발 연면적이 늘어난 만큼 녹지면적을 추가로 확보하고 건물 주변 공지도 더 넓히는 게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교통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모두 재심 결정을 내림에 따라 당초 이달 중 건축허가를 받은 뒤 오는 2월 착공에 들어가려던 롯데 측의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반려 판정'이 아닌 '재심 판정'이므로 계획안을 수정하면 곧바로 다시 재심의를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다음달로 계획된 착공은 당초 일정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서울시 요구를 참고해 일부 사안을 수정, 보완해야 하지만 핵심 사안인 건축물 높이나 설계 등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물산은 당초 112층에 연면적 60만7849㎡로 계획했던 제2롯데월드 규모를 지난해 9월 123층에 연면적 83만745㎡로 확대(33%)하는 내용으로 설계를 변경한 뒤 이 수정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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