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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브리핑] 2010년 펀드 투자 2가지 화두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양질전환의 법칙은 양적 변화가 누적되다가 어떤 계기에 이르러 질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이후 펀드 시장의 양적 변화는 결코 적지 않았다. 2000년 초 184조원이었던 펀드 수탁고는 2009년 말 333조원으로 무려 80% 이상 증가했다. 그 사이에 카드채 부실 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러 난관도 있었지만 적립식펀드와 해외펀드 활성화 등으로 꾸준히 성장해 펀드는 이제 우리 가계의 대표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2010년은 아마도 이러한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펀드시장이 한 단계 변화하는 질적 성장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펀드 시장의 첫 번째 화두는 바로 ‘은퇴’이다. 2010년은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는 해이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가 우리 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주도하는 세대라는 점에서 그 영향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베이비 부머의 은퇴 준비 부족은 심각한 실정이다. 소득의 상당부분을 자녀의 사교육비에 쏟아 붓고 있는 데다 자산의 대부분은 지나치게 부동산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은퇴를 현실로 맞닥뜨리게 되면서 은퇴 준비를 위한 펀드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은퇴 관련 상품인 퇴직연금 펀드나 연금저축 펀드 등의 성장이 예상된다.


은퇴 투자에 있어 고려해야 중요한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은퇴 이후에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현재 남편이 50세인 한 부부는 “앞으로 55세에 은퇴할 생각입니다. 은퇴까지 5년 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투자기간이 짧습니다. 은퇴가 가까오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채권 위주의 투자를 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은퇴 전 기간과 투자기간을 혼동한 것이다.


대개 은퇴 이후에는 그동안 모은 자산에 의존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기에 투자기간은 사망할 때까지로 연장돼야 할 것이다. 평균적인 건강상태의 남성은 평균 여명이 20년 정도 된다. 20년이라는 투자기간은 지속적인 물가상승 위험에 크게 노출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그들의 포트폴리오에 주식펀드가 비중 있게 포함돼야 할 것이다. 결국 은퇴가 얼마 안남았다고 해서 채권 위주로 운용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두 번째 화두는 해외펀드 투자다. 올해부터 해외펀드의 비과세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세금부담 증가 우려로 해외펀드 수탁고가 일정 부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외펀드 는 세금 문제와 관련 없이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본질적인 측면으로 볼 필요가 있다. 해외펀드는 국내펀드에만 투자할 때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할 때 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펀드만 투자했을 때 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지난 해 국내 주식펀드는 평균 56% 정도의 성과를 기록했지만 러시아나 브라질펀드 등은 평균 1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처럼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성과가 시장 상황에 따라 서로 엇갈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적절하게 나누어 투자하면 자칫 한쪽에만 투자해서 처하게 되는 ‘수익률 소외’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세금문제 때문에 해외펀드 투자를 꺼린다면 이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과 같은 격이다. 적절한 세금 관리를 통해 이를 극복한다면 해외펀드를 활용한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게 된다. 결국 해외펀드의 비과세 제도 폐지는 해외펀드의 또 다른 질적 성장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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