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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이성태 한은총재 신년사 전문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친애하는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오늘은 새로운 희망과 각오로 2010년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 주신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 경제는 리먼사태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불안과 실물경제 위축이 이어지면서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제의 조속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신용정책을 한층 더 완화적으로 운영하였습니다.


기준금리를 2008년 4/4분기중 2.25% 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지난해 1월과 2월에도 각각 0.5% 포인트씩 내려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0%로 낮추었습니다.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신용경색 부문에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였으며 총액대출한도 증액, 은행자본확충펀드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통하여 은행의 신용공급 증대를 도모하였습니다. 아울러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외환과 미 연준과의 통화스왑자금을 이용하여 금융기관에 외화유동성을 적극 공급하였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강도 높은 위기대응 정책과 국제금융시장 불안 완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2/4분기 이후 금융?외환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신용경색 현상이 해소되고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여건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실물경제도수출의 빠른 회복과 소비의 꾸준한 증가로 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졌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소폭이나마 플러스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가는 오름세가 크게 둔화되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기 목표범위내에 머물렀으며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였습니다.


금융?경제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한국은행은 위기대응을 위해 확대 공급하였던 원화 및 외화 유동성 중 상당부분을 점진적으로 환수하였습니다. 다만 기준금리는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점을 고려하여 2%의 낮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였습니다.



한은 가족 여러분!


올해 우리 경제는 확장적 정책효과의 약화에도 불구하고 소비?투자 등 민간 부문의 활력이 강화되면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선진국 경기의 본격 회복 지연, 국제금융시장 불안 재연, 원유가격 상승 가능성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물가는 대체로 안정세를 이어가겠으나 하반기 이후에는 상승압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새해 우리 경제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위기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추진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 경기 회복세가 확고해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거시경제정책을 운영해야 하겠습니다. 미시적으로는 위기 이후 크게 심화된 고용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 성장동력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서비스산업의 질적 고도화를 추진하는 등 중기적 시계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도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을 교훈삼아 우리 경제의 외부충격 대응력을 한층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감독당국, 그리고 중앙은행이 합리적 역할 분담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금융안정 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선진국 금융위기의 주된 원인이었던 과도한 신용팽창과 그에 따른 자산시장 거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계부채와 자산가격의 움직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경제 각 부문에 걸쳐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경제체질을 튼튼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금년에는 우리나라가 G-20 의장국 역할을 맡게 되는 만큼 금융위기 재발 방지 등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책이 도출될 수 있도록 리더십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겠습니다.


한은 가족 여러분!


이제 우리 한국은행이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주요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준금리는 당분간 경기회복세 지속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할 방침입니다.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에 비추어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민간 부문의 성장동력 강화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서도 완화적 통화정책의 장기 지속으로 인해 경제의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에 점차 더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와 폭으로 조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책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적극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통화안정증권이 보다 원활하게 소화될 수 있도록 발행제도를 계속 보완하는 등 유동성 조절 능력을 향상시켜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금융위기 대응과정에서 대폭 확대된 총액대출한도를 금융시장 상황 등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대출 운용방식도 개선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금융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다양화하는 등 정책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 제고에 계속 힘써야 할 것입니다.


금년은 2012년까지 적용되는 중기 물가안정목표제가 시행되는 첫 해입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중기적 시계에서 목표의 중심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함으로써 일반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새 물가목표제에서는 물가의 변동 허용폭이 확대되고 목표관리 방식도 연단위로 운영상황을 점검?설명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와 같은 제도 변경의 취지를 살려 물가의 기조적 흐름과 미래의 경제상황을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해야 하겠습니다.


금융안정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잠재적 금융불안 요인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이 긴요하다 하겠습니다. 국제금융시장의 위험요인, 외국자본의 유출입, 가계부문의 채무상황 등을 상시 면밀하게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9월 정부, 금융감독당국 등과 체결한 정보공유 및 공동검사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금융회사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점검 기능도 확충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국내 유관기관, 주요국 중앙은행 및 국제협의체와의 협력관계를 보다 공고히 해야 할 것입니다. G-20, 금융안정위원회(FSB),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등에서의 금융안정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특히 금년 11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와 BIS 중앙은행총재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습니다.


지급결제제도의 안전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도 계속 힘써야 할 것입니다. 소액결제시스템의 이용규모가 확대되고 참가기관이 다양해지고 있는 데 맞추어 차액결제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마련한 ‘증권시장 결제제도의 선진화 방안’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외화자산 운용에 있어서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아직 높은 점을 감안하여 안전성과 유동성에 보다 유의하되 외환보유액 증가 추세에 따라 수익성 확보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폐의 원활한 수급과 위조지폐의 유통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국민경제교육의 내실화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은 가족 여러분!


오늘날과 같이 세계경제의 통합이 급속히 진전되고 경제구조와 경제주체의 행태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경제의 중장기 흐름을 앞서 내다보면서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와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상황을 정확하게 분석?전망하고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적기에 올바른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조사연구와 정책운영 분야의 업무역량을 강화하는 등 조직과 인력을 시대적 과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재정비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최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금융안정과 국제협력 업무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경제사정이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공공부문의 경영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도 부단히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올해는 한국은행이 창립된 지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오늘 우리는 전문성, 신뢰성, 독립성을 상징하는 한국은행의 새 CI를 선포하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중앙은행 직원으로서의 소명의식을 다시 한 번 가다듬고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할 때 한국은행은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는 중앙은행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한은 가족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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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010년 1월 4일
총재 이 성 태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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