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자체 수정안 정부 원안보다 증액할 듯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예산국회가 폭풍전야처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여야가 4대강 예산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새해 예산안 연내 처리 사흘을 앞두고 국회가 또 다시 파국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여야 원내대표는 물밑 협상을 위해 회담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4대강 예산 가운데 보 설치 개수와 높이, 준설량을 둘러싼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돼 절충점 찾기는 녹록치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막판 협상을 위한 창구는 열어두면서도 각각 의원총회를 소집해 사흘 남은 예산안 연내처리를 위한 내부 전열을 다질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열흘간 진행해온 자체 예산 심의를 오후까지 마치고 의총에서 수정안 총액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한 의원은 "오늘도 계속 논의하고 있어 구체적인 총액을 밝힐 수 없지만, 정부가 제출한 예산(291조8000억원)보다 더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며 "4대강 예산은 정부가 반대하고 있지만 야당이 주장하는 요구를 일부 수용해 소폭 감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의원 전원 소집령을 발동하고 여당의 강행처리에 맞서는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특히 이날부터 5개조로 운영되어온 예결위 회의장 점거 농성 인원수를 확대해 한나라당의 기습 처리를 저지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단독 또는 직권상정 검토
한나라당은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어 의총에서 추인 받은 예산 수정안을 강행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이 내부 표 결집력만 확보된다면 단독 처리는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필요할 경우 자체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예결위와 본회의 두 차례에 걸쳐 야당의 저지선을 뚫어야 하는 부담이 남아있다. 민주당 등 야당의 물리력 행사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여야 간 몸싸움은 또 다시 정치권의 신뢰 하락과 여론의 역풍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또 다른 방안으로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 거론된다. 예산안 직권상정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김 의장에게 정치적 부담감이 있지만, 한나라당에겐 연내 처리에 명분을 쥘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수도권의 한 여당 의원은 "김 의장이 3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사퇴하겠다는 선언은 연내처리라는 기본 입장을 다시 강조한 것"이라며 "파국을 막겠다는 의장의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연내 직권상정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물밑 협상과 실력저지 병행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수정안을 공개하고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맞서기 위한 총동원령을 소집, 대오를 가다듬고 한나라당 예산안 단독처리 저지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막판 협상 타결을 위한 물밑 협상도 병행할 계획이다. 대운하 사업으로 의심되는 16개 보 설치를 8개로 줄이고 준설량을 기존의 5억7000만㎥에서 2억3000만㎥로 줄이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도 극적인 협상 타결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서다.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4대강 예산 저지 결사 항쟁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도 거론되고 있지만 3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준예산 편성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한 여론의 역풍에도 고심하고 있다.
때문에 여야 일각에서는 여야 모두 4대강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에 대한 자체 심의를 마친 상황이어서 4대강 예산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경우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수정안을 상정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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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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