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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8000억 종자전쟁 돌입

설향, 수경 등 국산품종 일본품종 대체 중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8000억원 규모의 국내 딸기 시장을 잡아라.


국내 딸기 시장을 놓고 일본과 한국의 자존심을 건 총성없는 종자 전쟁이 한창이다.

그동안 국내 딸기 시장은 일본 품종이 거의 지배하다시피 했지만 최근 몇년 사이 정부, 농진청 등 국내 관련 기관의 국내 품종 연구가 속속 진척이 되면서 일본 품종을 서서히 몰아내고 있는 추세다.


정부도 10월 ‘종자산업 육성대책’을 내놓으면서 국산 종자자급률을 딸기는 90%, 장미는 40%로 높이기로 하는 등 종자자급률 제고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5년만 해도 국내 딸기 시장의 85.9%가 장희, 육보 등 일본 품종이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우리나라가 국제식물신품종 보호동맹(UPOV)의 회원국이 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회원 가입 10년 내에 모든 작물에 대해 품종 보호권을 인정하도록 되면서 국산품종의 재배 비율이 낮은 딸기가 발등에 불똥이 떨어지게 된 것.


우리 정부는 지난 2006년에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품종인 장희, 육보 두 품종의 육성자와 한국과 일본에서 두 차례에 걸친 로열티 협상을 가졌지만 일본측에서 매년 30억원을 요구하고, 일본으로의 수출도 하지 말아 달라는 무리한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을 결렬됐다.


이후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딸기를 품종 보호 대상작물지정해 로열티 요구를 유예하는 고육책을 쓴 상황이다.


따라서 일본의 로열티 요구에 맞서 우리 품종을 개발· 보급하는데 까지 필요한 시간은 불과 2년여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일본품종을 많이 재비하게 된 이유에 대해 농진청의 한 관계자는 "2005년까지 국내의 딸기 육종 담당자는 2기관에 4명에 불과했다"며 "2000년대 이전에 육성한 품종들은 일본 품종에 비해 수량성 및 품질이 떨어져 경쟁력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딸기 산업 육성에 나선 것은 이처럼 2006년 일본과의 로열티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 해에 '딸기사업단'을 설립하면서 부터다. 농식품부, 농진청, 대학 등이 무도 참여해 노력한 결과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우리 품종의 재배 비율을 56%까지 끌어 올리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올해 설향(51.8%), 매향(3.7%), 금향(0.9%) 등 총 56.4%의 국내 품종이 시장을 점유하면서 일본산 품종의 시장점유율은 42%로 낮아진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80% 이상 국산품종을 재배한다면 2012년 품종보호 대상 작물로 지정되더라도 농가의 로열티 부담은 거의 없다"며 "오히려 로열티 협사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고, 우리 품종으로 수출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딸기의 국산품종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단순히 국내 시장의 로열티 문제로 국한된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딸기 생산량은 재배기술 발달로 연간 20만 톤으로 세계 4위이며 1인 당 소비량은 3.3kg으로 세계 1위다.


따라서 국내 가격 안정과 우리 딸기의 신뢰도를 높이면 수출 시장확대해 부가가치 놓은 작물로 얼마든지 육성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수출을 대안으로 현재 손꼽히는 것이 최근 농진청이 개발한 수경품종이다. 주 수출품종인 '매향'이 봄철 온도가 상승하면 과일이 검붉게 변하고, 경도가 낮아 장거리 수송에 문제가 있어 수출을 조기에 중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반면 수경은 과일의 경도가 일반품종에 비해 높고 고온기에도 쉽게 물러지지 않는 특성을 지녀 수출기간을 확대할 수 있다. 수경은 내년 500톤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 11월에 이미 20톤을 수출해놓은 상태다.


딸기의 수출은 로열티 걱정이 없는 국내 육성품종인 매향을 중심으로 2005년부터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595톤에 1200만 달러, 올해 10월말까지 2010톤에 12만7000달러를 수출했다.


농진청은 현재 25ha의 수경 딸기 재배면정을 오는 2011년까지 200ha로 확대해 수출량 4000톤, 수출액 3000만 달러 이상으로 늘릴 계획을 잡고 있다.


◆ 국내 자급률 낮은 종자분야 많아..농가에 부담


문제는 딸기 외에도 여전히 국내 농산물의 경우 외국의 종자에 의지하고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농진청이 집계한 지난해 종자자급률을 보면 벼·밀·보리·식용콩 등 주요 식량작물과 고추·배추·수박·오이·참외 등 주요 채소 종자는 각각 100%를 보이고 있지만, 과수와 화훼의 국산 품종 점유율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특히 사과(12.3%)·배(13.3%)·포도(1%)·복숭아(30%)·참다래(2%) 등 주요 과수의 자급률이 낮고, 장미(8%)·국화(8%)·프리지어(8.5%)·난(0.3%) 등 화훼류는 대부분 10% 미만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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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률이 낮은 품목을 중심으로 로열티(품종사용료) 부담이 늘고 있다. 지난해 로열티 지출액은 장미가 72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또 카네이션은 10a(300평)당 생산비 1318만원 중 로열티가 150만원(11.4%)이나 돼 농가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종자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입의존도가 높은 종자의 신품종 개발 강화와 신품종의 농가 보급기간 단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육종 전문인력 양성·기술 지원·연구단지 조성 등 민간 종자업체들의 육종 역량을 강화하고 보급기간 단축을 위한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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