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위 "MBC, '헌터스' 자진 폐기하라"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헌터스 폐기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 '헌터스'(이하 '헌터스') 첫 방송에 대한 "자진 폐기하라"는 공식입장을 7일 밝혔다.

공대위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일 첫 방송된 '헌터스'는 프로그램의 의도와 취지가 불분명하고 혼란스러웠다"면서 "'헌터스'는 멧돼지로부터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헌터스 대원들의 노력이라는 내용이 자막으로 몇 차례 소개됐지만 이런 방송이 '어떻게' 멧돼지로부터 농가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인지, 나아가 대한민국의 생태계가 복원되는 것과 최소한 어떤 '연관관계'라도 가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김영희 PD를 비롯해 '헌터스' 제작진들이 공대위의 지적 및 방송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을 의식한 듯 몇몇 콘셉트를 급히 바꾸고 철저히 인간중심적이었던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보였다"면서 "멧돼지 '포획'에서 '축출'로 바꾸고 '엽사'를 '도우미'로 '사냥개'를 '도우미견'으로 바꾼 것 등이다. 그러나 본질을 벗어난 이런 장식들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명확하게 이해시키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터스'에서 포획하여 119에 인계한다는 맷돼지는 어떻게 처리 될 것인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다. 공대위의 확인 결과 멧돼지의 경우 119에서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로 보내지긴 하지만 환경부에서 멧돼지 개체수를 조절하라고 공문이 내려왔기 때문에 구조 후 방사 개념이란 없으며, 결국 죽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서 "결국 살생의 수고와 책임을 다른 곳에 떠넘기는 정직하지 못한 행위인 것이므로 '헌터스' 측에서 말하는 사살이 아닌 '축출'과 119 인계라는 얄팍한 단어 뒤에 숨긴 진실을 우리는 똑바로 직시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또 "'헌터스'의 기획의도가 각종 어려움에 처한 농촌 어르신을 돕는데 있다면 그들을 돕기 위한 따뜻한 콘셉트의 방송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농촌 살리기'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기 바란다"면서 "멧돼지와의 공존을 의도하는 방송이라면 일단 '헌터스'라는 제목부터 바꾸고 마치 쥬라기시대의 최상위 육식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를 연상시키는 포악스런 콘셉트의 '멧돼지사진'부터 갈아치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