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두바이 국영개발업체 두바이월드의 채무 유예 선언으로 이슬람채권 수쿠크에 대한 신뢰도 바닥에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두바이월드의 자회사 나킬의 경우 다음달 14일 만기되는 40억 달러 규모의 수쿠크 채무를 지고 있다. FT는 나킬이 이 채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두바이 국영기업들의 유동성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나킬이 채무를 전액 상환하지 못하거나 제때 갚는데 실패할 경우 1000억 달러로 집계되는 글로벌 수쿠크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두바이 ING투자운용의 니시 포파트 이코노미스트는 “디폴트가 현실화된다면 그 규모는 걸프지역에서 세 번째이자 수쿠크 채권 디폴트로서는 최대가 될 것”이라며 “그 정도 규모 수쿠크 채권 디폴트에 관한 선례가 없기 때문에 채권 보유자들이 어떤 식으로 상황에 대처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수쿠크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의 이슬람 채권을 의미한다. 샤리아가 이자지급을 금지하고 있어 이 수쿠크 채권 보유자들은 이자가 아닌 사업수익을 통해 얻은 배당금을 얻는 것이 원칙이다. 채권발행자가 부동산 등 자산에 투자한 뒤 여기서 나온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는 형식이다. 나킬은 지난 2006년 두바이 내 부동산을 자산으로 이 채권을 발행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수쿠크 채권의 기초자산에 손을 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디폴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수쿠크 시장의 불획실성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나킬 수쿠크 채권 투자자는 “이번 사태는 수쿠크의 문제라기보다 두바이의 문제지만,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수쿠크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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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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