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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 파산행렬 '일단 주춤'

기업, 파산막기 위해 부채 만기연장 부실채권 정리 등 안간힘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미국 가전제품 판매업체 서킷 시티 스토어스(Circuit City Stores), 빅3 자동차업체 GM, 중소기업 대출전문은행 CIT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끊이지 않았던 미국 기업들의 파산행렬이 기업의 자본확충 노력에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이 부채 만기연장, 부실채권 정리 등 파산을 막기 위한 자본 확충에 나섰다고 전했다. 올해 투자부적격 등급 기업들이 파산을 피하기 위해 발행한 채권만 1230억 달러에 달해 지난 해 480억 달러에서 대폭 증가한 상황이다.

UCLA 로스쿨의 린 로푸키(Lynn LoPucki) 교수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에는 16개 기업이 파산했지만 지난 10월에는 3개의 기업들의 법정 보호 관리에 들어가고 6개 기업만이 파산하는 등 수치로 볼 때는 파산 추세가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지난 1월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내년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던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전망치를 수정했다. 이달 기업 디폴트율이 13.6%로 정점을 찍은 다음 1년 후에는 4.4%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부실기업들의 자금 확충 노력이 펀더멘털의 개선 없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채권 발행이 자본 확충에 도움이 되지만 불황일 때는 단지 부채부담만 늘어나게 된다는 것. 1조4000만 달러에 달하는 일부 기업들의 채권 및 대출의 만기일이 향후 5년 내라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무디스가 공개한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소위 바닥 등급(Bottom Rung)기업은 총 274개로, 이들의 채권 및 은행 대출을 합치면 약 26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지노 업체인 해러스 엔터테인먼트(Harrah's Entertainment)와 MGM 미라지, 주택건설업체 비저 홈즈(Beazer Homes) 등이 파산위험으로 재융자(리파이낸싱)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컨설팅회사 그랜트 손턴(Grant Thornton)의 마이클 임버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의 파산을 막기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채가 앞으로 5년 안에 만기가 될 것"이며 "많은 기업들이 10%대의 실업률과 취약한 자본시장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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