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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毒 '보이지않는 조직심리'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무조건 상사의 말에 '예스'만 연발하는 직원이 과연 회사에 도움이 될까? 반대로 '우리 회사가 그렇지'라며 늘 냉소섞인 한숨을 쉬는 직원은 어떨까? 둘다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자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심리는 대부분 한사람의 직원에 한정되지않고 직원들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회사내에 안개처럼 흩뿌려진다. 이를 '조직심리'라고 한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조직에 악영향을 끼치는 심리를 유형별로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 '저도 같은 걸로 할게요'
모두가 자장면을 시킬 때 다른 것을 먹고 싶어도 같은 음식을 주문할 때가 있다. 다른 것을 주문하면 음식이 늦게 나올까봐 걱정하는 동료의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혹은 상사에 대한 복종의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스맨’ 조직은 조직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고 견제와 균형의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 고려해야 하는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고려할 수 없다.

보고서는 우선 리더가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만들거나 공개적인 논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논의 집단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이원화하거나 제기된 주장에 대해 흠을 잡는 반론 대변인을 '의도적'으로 두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한 방법이다.


◆ '그때처럼 하면 또 성공할거야'
대박상품을 만든 경험에 집착하다 오히려 쇠퇴의 길을 걷는 기업이 있다. 구성원들이 한 번의 성공 경험에 도취된 나머지 성공 방정식을 지속적으로 모든 사업에 적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외부로부터 힘의 작용이 없으면 물체의 운동 상태는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관성의 법칙이 조직심리에도 적용된다고 분석했다.


조직심리의 관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제로베이스 사고’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설령 기존의 방식이 맞는 것이라 할지라도 의도적으로 원점부터 다시 생각해 보고, 바라보는 시각도 달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새로운 리더를 영입하거나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는 방법들도 고려해볼 점이라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 ‘우리 회사가 그렇지 뭐!’
보고서는 직원들의 냉소주의가 다른 회사와의 비교를 통한 것이 아닌 회사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사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이를 회사가 만족시켜주지 못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냉소주의가 급격한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층이 직접 나서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혁신을 부르짖지만 실행이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또는 혁신을 달성한 이후에 기대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냉소주의가 확산될 위험이 커진다.


보고서는 냉소주의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조직 리더의 일관성있는 운영과 구성원의 기대 심리 관리 등을 제시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경영진이나 조직의 리더가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않고 구성원들에게 막연한 기대감만 심어준 채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경우, 마치 ‘양치기 소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행 가능한 약속만 하고 말에 책임을 지는 자세가 리더에게는 필요하다.


◆ ‘누군가는 하겠지!’
사공이 많아서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는가하면 산너머 불구경이라는 속담도 있다. 의사결정인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이지만 방관자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구성원 역시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


보고서는 우선 조직내 부서의 규모를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중복된 업무를 수행하거나 딱히 수행할 업무가 없는 구성원들이 존재하는 등 집단의 크기가 필요 이상으로 커지면 사회적 태만을 보이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 더불어 리더는 가급적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경력 개발을 고려하여 업무 분장 및 목표 설정을 해야 한다.


◆‘구조조정 다음에는 누구 차례?’
고용 불안감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거나 인위적인 구조조정 이후에 생긴 것이라면 조직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지난 1년간 금융위기를 겪으며 직장인의 고용불안이 더욱 깊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세심한 리더의 배려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 계획 단계에서부터 사후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접근할 것을 제언했다. 계획 단계에서는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에 대해 구성원들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으며 실행 단계에서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고, 대상자에 대해서는 자원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전직 또는 사회 적응을 지원해야 한다.


사후적으로는 남은 직원들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도록 향후 경영 계획에 대해 공유하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 구성원들의 정서를 어루만지는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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