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게임 속 '캐릭터'와 관련된 신조어도 늘고 있다. 자신이 육성한 '캐릭터'가 온라인 세상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표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 신조어에는 게이머들의 애정이 반영돼 있다.
우선 온라인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키우던 캐릭터를 '본(本)캐'라고 한다. '본래 캐릭터'를 줄인 말이다. '본캐'는 최고의 레벨과 아이템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게이머들이 가장 아끼는 캐릭터라는 얘기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을 즐기다 보면 캐릭터 하나로는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캐릭터의 기능과 능력을 경험해 보고 싶은 것은 어찌보면 인지상정이다. 이럴 때 게이머들은 '부캐'를 키운다. 이는 '부(副)캐릭터'를 줄인 말이다.
'본캐'와 '부캐'는 온라인 게임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쓰일 수 있다. '본캐'가 본래 하던 일이나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뜻한다면 '부캐'는 부수적으로 하는 일을 표현한다. "나는 부캐는 포기하고 본캐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말하면 다른 일 보다는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부캐'는 다른 말로 '세컨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역시 온라인 게임 고수들이 캐릭터 하나를 더 키우는 경우에 사용하는 표현이다. 캐릭터 육성에 실패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때는 '망한 캐릭터'를 줄여 '망캐'라고 한다. "이번에는 '망캐'를 키웠어"라고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다수의 캐릭터를 키우는 게이머들이 늘어나다 보니 '다캐릭터증후군'이라는 말도 나왔다. 줄여서 '다캐릭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말 그대로 온라인 게임 등에서 하나의 캐릭터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개의 캐릭터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역시 오프라인에서도 쓸 수 있는데, 하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일에 손을 대지만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너는 다캐릭증후군"이라고 말하면 된다.
다른 사용자들과 팀을 이루는 경우가 많은 온라인 게임에서 홀로 다니며 미션을 수행하는 캐릭터는 '겜홀'이라고 부른다. 어울리지 않는 여러 아이템을 장착한 캐릭터는 '잡캐'라고 표현한다.
지속적으로 게임을 해야 레벨이 높아지는 온라인 게임 특성상 캐릭터를 대신 운영해 주는 이들도 등장했다. 이들은 캐릭터의 본래 주인인 '본주'와 구분해 '부주'라고 부른다. '본주'가 게임에 접속할 수 없는 시간에 '부주'가 캐릭터를 육성해 주는 것. 하지만 '부주'를 구할 때 온라인 게임 관련 각종 사기 사건이나 해킹 사건 등과 연관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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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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