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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처럼 밀려온 교포자금, 외환시장 복병될까?

금융위기 이후 고환율 타고 국내 유입된 자금만 33억달러 육박

'리먼'이후 33억달러 유입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지난 5월 위례신도시 토지매각보상금으로 약 40억원을 받은 미국 시애틀 거주 J씨. 당시 J씨는 이 자금을 미국으로 송금하지 않고 국내 은행의 PB에게 자산관리를 맡겨놨다. 환율이 좋은데다 국내 아파트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차라리 돈을 빼, 미국의 저평가된 주택이나 상가를 매입할까 고민중이다."


금융위기 이후 원ㆍ달러 환율 급등세와 자산시장 상승기운을 타고 국내에 들어온 해외교포들의 막대한 자금 유출여부가 외환시장의 '복병'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해외이주자들의 국내자금 유입 등이 포함된 자본이전수입은 작년 9월 이후 올 8월까지 33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 큰 폭의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국내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안정세를 되찾고 있어 투자매력이 떨어지는데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추가하더라고 그 폭에 제한적이고 국내 금리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급격한 유출은 없겠지만 자본이전 수지 흑자(상반기기준)가 이례적으로 38년만에 나타났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해외교포자금의 추세적 유출기조가 연출되면서 환율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리먼사태가 있었던 지난 9월 이 후 올 8월까지 자본이전수입은 총 32억8740만달러에 달했다. 월평균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작년 10월부터만 계산하더라도 30억5520만달러에 달한다.


해외교포자금의 급격한 유입으로 자본이전수지는 작년 9월 이 후 19억135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그러나 10월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뚝' 떨어졌다. 작년 10월 월평균 환율을 올 10월 16일 종가와 비교하면 12.2% 하락했고 최고치였던 올 3월보다는 무려 19.9% 추락했다.


국내에 투자한 해외교포 입장에서는 그만큼 환차익을 얻은 것이어서 자금 환수의 유혹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특히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적용 등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것도 이들 자금의 유출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자금이 급격히 한국을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외환담당 관계자는 "추세적으로 원화가치 강세가 점쳐지고 있어 교포들의 대규모 환전문의가 많지 않다"며 "금리 역시 우리나라 정기예금이 최소 3%대를 넘고 있어 미국 등 다른 선진국보다는 훨씬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교포들의 국내투자보다는 국내자산가들의 해외투자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원화강세를 타고 해외교포자금 유입이 크게 줄어들고 국내거주인들의 해외투자가 늘어나면서 자본이전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실제 자본이전수지는 지난 8월 5230만달러로 전월의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해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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