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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고수의 주식이야기]4. 작전의 세계

# 이 부장이 아침부터 바쁘게 선릉역의 오피스텔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은 중요한 미팅이 있는 날. 코스닥 상장사 E사 대표가 취임 초와 달리 주력사업에서의 매출이 신통치 않을 뿐만 아니라 신규로 진출한 해외 사업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요즘은 경영의욕도 잃어서 대표직을 내놓으려 하고 있는데 적당한 가격에 지분을 인수해주면 대표직과 이사직 세 자리를 준다는 것이었다. K부장의 상사인 김 이사가 이 제안을 듣고 자금을 끌어들일 믿을 만한 사람을 수소문했고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B상무에게 자금조달을 부탁했던 것이다.


이들의 계획은 이렇다.

누군가가 30억원을 조달하고 주식 등을 담보로 제공한 후 150억원을 사채시장에서 빌려온다. 주가를 부양하면 담보가치가 올라가고 단계적으로 자금을 3등분해서 투입한다. 이후 목표주가에 도달하면 주식을 처분해 사채자금을 되갚고 수익을 배분한 후 처리 못한 나머지 지분은 차후 경영권 인수시까지 보유한다. 경영권 인수 후 유상증자를 실시, 차입금을 완제하고 비상장회사를 인수하여 주가 부양 재료로 쓴 뒤 고가에서 주식을 처분하여 껍데기뿐인 자회사를 통해 자금을 빼낸다.


작전이 성공하면 E사의 새로운 대표로 가게 될 김 이사와 B상무가 작전에 필요한 나머지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고 김 사장은 부동산을 담보로 사채 자금을 제공키로 하였다. 그리고 주식전문가 황 모씨는 지인들을 동원하여 주식 매매를 주도하기로 했다. 이제 모든 것은 결정되고 실행만 남은 셈.

법무사 사무실에 근무하는 J사무장은 여러 증권정보 사이트에 E사가 곧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할지도 모르고 뭔가 큰 악재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투로 글을 올린다.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그러나 며칠 뒤 되레 주가는 오르기 시작했다. J사무장은 서둘러 가족과 지인들에게 E사 주식을 사라고 말했고 자신도 적금을 해약해서 몽땅 샀다.


그러나 이게 웬일. 자금을 담당하기로 한 김 이사와 B상무가 크게 다투며 결별, 자금조달이 불가능하게 되어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E사의 전임대표가 재임 중 횡령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계획은 모두 중단되고 말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이미 상당한 주식을 사들인 이 부장과 J사무장 그리고 B상무는 모두 엄청난 손해를 보고 말았다. 또한 이들로부터 정보를 전해 듣고 E사 주식에 투자한 많은 지인들도 모두 큰 손해를 입게 되었다. 그야말로 미꾸라지 몇 마리가 온 개천을 휘저은 꼴이 되고만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이여, 주변에서 누군가 어떤 주식이 몇 배 오른다고 지금 사두라고 속삭이지 않는가? 당장 HTS에서 그 종목을 지워버리자. 그리고 회사대표가 자주 바뀌거나 사명변경이 잦고 사업목적을 자주 변경하는 회사 또한 지워버려야 한다.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회사가 성공한 예를 결코 보지 못했다. 주식투자에서 차트나 재무제표를 잘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몰라도 되는 것을 너무 많이 아는 것은 오히려 피곤한 일이다. 주식이 아무리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것이라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이다.

-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강사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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