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취업자 수가 한 달 만에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민간부문의 고용창출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본격적인 고용회복을 체감하기까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 8월 취업자 수는 236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5월까지 10만~20만명 수준의 감소세를 보이던 신규 취업자 수는 지난 6월 정부의 '희망근로프로젝트' 등 일자리창출 사업에 힘입어 잠시 '플러스'(4000명 증가)로 돌아섰다가 7월엔 다시 7만6000명 감소한 바 있다.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7월의 경우 일기불순 등의 이유로 건설일용직 근로자가 급감하면서 신규 취업자 수가 감소했지만, 8월엔 그런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지난 6월과 마찬가지로 취업자 증가추세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신규 취업자 증가를 포함한 현재의 고용지표가 '작은' 변수에 의해서도 쉽게 휘청거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제조업 등 실물경기 지표가 빠른 속도의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고용의 경우 '희망근로'나 '청년인턴'과 같은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사업 덕택에 간신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신규 취업자증가를 견인한 건 공공부문으로 공공행정 분야 취업자가 32만1000명 늘었고, 보건 및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17만2000명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13만8000명), 음식숙박업(-13만6000명), 건설업(-10만5000명) 등에선 일자리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체 실업자 수는 90만5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4만4000명 증가하면서 실업률도 같은 기간 0.6%포인트 오른 3.7%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전년 동월대비 1.1%포인트 오른 8.2%로 3개월째 8%대를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취업인구비율을 뜻하는 고용률은 58.8%로 0.8%포인트 하락했다.
게다가 실업률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6만2000명(53.8%) 늘어난 17만8000명으로 2000년 3월의 19만1000명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일각에선 "자칫 고용 악화가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팀장은 고용지표가 경기 후행성을 띤다는 점을 들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더 이상 나빠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 등의 변수가 남아 있는데다 내수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 낙관만 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서민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자영업주 등의 감소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하반기 들어 기업들이 채용에 나서면서 지난달 상용직근로자는 36만5000명 늘었지만, 자영업주 등 비임금근로자는 오히려 37만3000명이나 줄었다. 자영업주의 대부분이 전문성을 갖추기보다는 음식업 등 일부 서비스업종에 몰려 있단 점을 감안할 때, 아직 대다수 서민들은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고용불안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분명 경기가 회복되면 고용사정도 조금씩 나아진다고 봐야하는데 피부로 느끼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16일 고소득층의 '지갑'을 열어 소비를 끌어올리겠다며 국내 관광ㆍ레저 활성화를 중심으로 한 '내수기반 확충방안'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대부분이 중장기적 추진과제여서 "당장 걱정되는 내년 내수경기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고용이 늘지 않으면 소득과 소비도 늘어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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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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