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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탄 증시 낙관론-신중론 '팽팽'

"1800까지 거뜬하다." "기대치를 낮출 때다."


코스피지수가 1700 고지 달성을 위해 내달리기를 시작하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질주하는 말에 올라탈지, 조정을 기다려야 할지 선뜻 투자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가 역시 잔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낙관론'과 잔치가 끝났다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낙관론의 근거에는 한국 경기회복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것 역시 경기선행지수를 비롯한 각종 지표들의 호전과 세계 구조조정 과정 속에서 승자로 부각된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표 기업들 덕분이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1년이 지난 지금 한국 경제 회복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경기회복이 증시 움직임에 가장 강력한 촉매제인 만큼 1700 고지 달성을 위한 조건들은 이미 다 마련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들의 내년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한국 증시는 아직 싸다"며 코스피지수가 183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초 일시적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다시 방향을 튼 것도 1700 돌파 기대감을 높여주는 요소다. 이재광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해외 IR을 다녀본 결과 여전히 관심이 뜨거웠으며 개별 기업 미팅에는 포스코와 신한지주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이었다"며 ITㆍ 자동차에 집중됐던 외국인 매수세가 금융 등으로 순환매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 10일 이후 금융업종을 매일 1000억원 이상씩 사들이고 있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하반기부터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되면서 조정을 겪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상품교역조건, 이익 전망치 등이 전년 보다는 좋지만 전월대비로는 개선폭이 떨어졌다는 게 이유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선 이익 증가추세가 둔화되는 데 따른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유동성 보강이 정체되고 실적 개선속도가 둔화된다면 코스피 상승랠리 또한 감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출구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1700선까지 갈 수 있겠지만 정부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된다면 1500이하로도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화의 약세와 함께 금ㆍ은 등 귀금속가격의 상승이 동반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꼽혔다. 원자재 시장으로의 투기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영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화의 추가 약세에 대한 부분은 신용경색 완화를 넘어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반영하고 있고 주변주로의 매기 확산은 정부주도의 경기회복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이 필요하다"며 현금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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