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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연예패트롤] 베일에 싸여 있던 서사멜로 ' 불꽃처럼 나비처럼'(이후 '불꽃 나비')이 15일 공개됐다. 수애 조승우 주연의 '불꽃 나비'는 일찌감치 명성황후 민자영과 그녀를 향한 호위무사의 불꽃처럼 뜨겁고, 나비처럼 순수한 사랑을 그렸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던 작품.
'불꽃 나비'는 명성황후를 향해 한 무인의 사랑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묘사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개봉을 10일 가량 앞둔 시점에서 '불꽃 나비'가 과연 과거 '왕의 남자'를 시작으로 '신기전' '미인도' '쌍화점'등에 이르는 '팩션 사극 흥행작'의 대열을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과연 팩션이란 무엇인가?
팩션이란 사실(fact)과 허구(fiction)를 합성한 말로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만든 새로운 가상 스토리를 일컫는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의 선풍적인 인기를 계기로 촉발된 소설ㆍ영화ㆍ드라마의 팩션 열풍은 21세기 문화예술 장르의 가장 뚜렷한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영화 '미인도' '쌍화점'등은 물론 드라마 '바람의 화원', 그리고 국내 소설로는 신라시대 학자 김가기의 이야기를 다룬 '풍류왕 김가기', 고려시대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을 그린 '일본정벌군', 백제 무왕의 성장기를 그린 '연서' 등이 눈에 띄고 해외 소설로는 셰익스피어와 관련한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퍼스트 폴리오', 오스카 와일드와 코난 도일을 등장시킨 팩션 추리소설 '오스카 와일드 살인사건' 등이 큰 인기를 모았다.
팩션 장르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보다 허구를 다루는 문화예술 장르의 소재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허구를 다룬 작품들은 유사한 소재의 반복으로 인해 신선도가 날로 떨어지고 있고, 또 실화를 다룬 작품들은 점점 허구적인 부분을 늘려가면서 팩션도 더욱 세련되고 대중화되고 있다. 팩션장르의 영화 제작은 친숙함과 낯설음을 동시에 주는 장점을 바탕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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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션작품은 이제 사극의 대세다?…'신기전' '미인도' '쌍화점'
최근 국내에서 제작된 팩션 사극 중 멜로드라마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작품을 꼽으라면 지난해 말 화제가 된 '쌍화점'을 꼽는다.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가 열연한 '쌍화점'은 팽팽한 긴장감의 표현과 격정적인 베드신 묘사로는 최고에 해당한다.
유하 감독의 세밀한 연출력과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의 안정적인 연기로 인해 큰 화제가 된 바 있는 이 영화는 고려왕과 그를 지키는 호위무사와의 동성애, 그리고 호위무사와 왕, 왕비와의 삼각관계 등 다양한 허구를 드라마에 녹여 낸 웰메이드 팩션 사극이었다.
격정적인 베드신의 묘사와 잘 짜여진 홍보로는 김민선 김남길 등이 주연한 '미인도'도 이에 못지않다.
'색계' 못지않은 파격적인 정사신으로 화제가 된 '미인도'는 그림 '미인도'로 유명한 조선 후기 3대 풍속화가 중 한 명인 혜원 신윤복을 중심축에 놨다. 신윤복이 남장여자라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 허구를 적절한 재미로 승화시켰다.
이정명 작가의 동명 팩션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인 '바람의 화원'이 스승 김홍도와 신윤복의 경쟁구도 속에서 왕실과 조정 내의 음모를 좇아가는 미스터리 형식을 띠고 있는 반면 영화는 남장여자 신윤복과 김홍도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팩션사극으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작품은 지난해 9월 첫 포문을 연 영화 '신기전'이었다. 신기전은 조선 세종 때 만들어진 세계 최초 다연발 로켓화포를 가리킨다. 물시계인 자격루와 측우기 정도는 알아도 조선 초에 로켓화포가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신기전'은 조선시대 예절서인 '국조오례서례'의 '병기도설'에 기록된 설계도로 시작해 대부분의 내용을 허구로 채운다. 조선을 압박하고 신무기 개발을 저지하려는 명나라를 신기전으로 혼내준다는 것이 허구의 골자다. 정재영 한은정이 열연한 '신기전' 역시 전국 관객 370여만명을 동원하며 성공한 팩션사극으로 남아 있다.
#그럼 '불꽃 나비'는 어떤 작품?…97억원 소요된 '대작 서사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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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꽃 나비'는 명성황후와 그를 호위한 호위무사의 비사를 토대로 제작된 팩션 사극이다. 외세와의 적극적인 개방정책과 대범한 개혁정책으로 시아버지 대원군과 정치노선을 달리했던 그는 일제에 의해 유명을 달리하는 순간, 그를 가슴깊이 흠모했던 한 무인과의 순수하고 장엄하기까지 한 가슴 아픈 사랑을 모티브로 했다.
역사가 지켜주어야만 했던, 그러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비운의 명성황후에게 가슴 시린 사랑의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는 김용균 감독은 '무명'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불꽃처럼 뜨겁고 나비처럼 순수한 사랑을 아름답게 펼쳐냈다. 명성황후 '민자영'을 위해 검을 드는 '무명'은 이번 영화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낸 인물. 여인 '민자영'과 강인한 사랑을 보여주는 '무명'은 수애와 조승우가 빼어난 연기로 생명력을 얻게 됐다.
무려 97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불꽃 나비'는 조승우의 액션과 웰메이드한 CG작업, 장엄한 세트로 인해 또 한번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명성황후를 향해 연민을 품는 무명과 조선 최고의 검사이자 대원군의 오른팔 뇌전과의 눈부신 액션은 고난도의 CG 기술력과 결합한 3D 액션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조선 최초로 전깃불을 밝혔던 전기 점등식장에서의 1:10,000 액션은 거대한 세트 속에서 더욱 더 스펙터클한 재미를 안겨준다.
제작사인 싸이더스 FNH의 김미희 본부장은 "휘몰아치는 역사의 광풍속에서 두려움이 가득 서려있는 '민자영'의 모습과 그런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는 '무명'의 모습은 팩션에서만 즐길수 있는 색다른 콘셉트"라면서 "피할 수 없는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가질 수 없는 대상을 향해 뜨거운 사랑을 펼치는 '무명'의 모습은 멜로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가을을 맞은 여성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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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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