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1644p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로 마감한 것과 국내증시가 오는 21일부터 FTSE 선진 지수에 편입되면서 약 26조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소식이 지수 상승에 한 몫을 했다. 그동안 주춤했던 외국인들도 모처럼 매수세를 늘리고 기관들도 매수에 동참한 것도 상승에 보탬이 됐다.
11일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급격한 매도만 없다면 지속적인 지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각국 출구전략이 그렇게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에 따라 경기의 더블 딥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이어 IMF도 글로벌 경기침체가 끝난것으로 보고있고 국내 산업생산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로 IT와 자동차가 주춤한 반면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항공, 해운 업종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소비부문에서 실적개선이 이뤄져 이익성장세가 살아있는 업종 중에서는 내구소비재와 은행업도 추천대상이었다.
◆박승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코스피가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9월 들어 시장의 내용은 많이 달라졌다. 그간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IT와 자동차가 주춤한 반면 운수창고와 기계 등 소외됐던 업종들의 상승 폭이 컸다. 전반적으로 순환매, 업종 간 키 맞추기의 연장으로 이해된다.
한편으로는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미국 소비와 최근 글로벌 달러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250원 선에서 1220원 근처까지 하락했고 IT, 자동차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판단. 반대로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항공, 해운 업종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기업이익전망치가 둔화국면에 위치한 총 13개 업종 중 실적둔화 폭이 의외로 큰 업종은 유틸리티와 인터넷·SW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유틸리티 업종의 경우 이익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9월 들어 실적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 중에서는 한국전력의 이익모멘텀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인터넷·SW 업종의 경우에도 다음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들에서 이익전망치 상향 조정이 마무리되고 감소세가 발견되었다.
반면 지속적으로 이익성장세가 살아있는 즉, 확장국면에 위치한 업종 중에서는 내구소비재와 은행업이 눈에 띄었다. 내구소비재(자동차 제외)의 경우 최근 소비부문에서 매출 증가 등 실적개선이 나타나고 있으며 추석 연휴와 연말이 다가오면서 계절적인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은행업의 경우에는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우려감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익성장세가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2개월 연속 이익모멘텀이 (+)전환되고 있어 3·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종목별로는 내구소비재에서 제일모직, 은행에서는 외환은행과 신한지주의 이익개선이 빠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윤자경 미래에셋 애널리스트=싸이클에 기대어 주식 시장의 추이를 관찰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경기 상승 후 재차 하락하는 더블 딥 가능성이라 할 수 있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을 보더라도 현 시점에서 보유 또는 참여에 따른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우선 현 시점은 1차 싸이클이 올라가는 시점이다. 또한 더블딥 가능성은 각국 정부의 출구 전략을 늦추게 될 것이다. 설사 더블 딥의 영향권 안에 들더라도 정책의 상쇄 작용으로 인해 상당히 완만한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벗어날 기회를 갖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단순하고 뻔한 듯 하지만 주식 시장의 큰 줄기는 경기 싸이클과 함께 간다. 그리고 현 시점은 그 싸이클을 분명하게 올라타고 가고 있는 지점에 있다고 생각된다. 올 들어 몇 차례 경험했듯이 지수 상승 과정에서 차익매물 출회에 따른 횡보 국면은 앞으로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단기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쉬어 가는 전략은 피로감을 더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 시장에 남아 있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전용수 부국증권 애널리스트=지난달 24일 종합지수 1600p 돌파후 3주이상 조정을 받아오던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문제는 얼만큼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인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올 한해 증시의 상승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3월 3일 장중 1000p가 붕괴되면서 바닥을 찍은 증시는 두달여 동안의 쉼없는 상승으로 1400 고지에 올라선다. 이를 편의상 1차 상승기라고 부르겠는데 이때의 상승은 금융위기가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금융위기로인한 주가 하락에 대한 되돌림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지난해 매도한 부분을 다시 채워넣는 차원의 매매로 분석된다.
그리고 7월 중순부터 펼쳐진 섬머랠리는 그동안 기대감에 그쳤던 경기회복이 기업의 실적회복으로 가시화되며 소극적이던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를 이끌어낸다. 삼성전자등 대형 IT주 및 자동차주, 은행주들의 실적개선으로 시장참가자들이 자신감을 가지며 시장은 강한 저항선이었던 지수 1400선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때를 2차상승기로 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이어 IMF도 글로벌 경기침체가 끝난것으로 보고있고 국내 산업생산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또한 2·4분기에 이어 3분기 국내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될것으로 기대되는데다 특히 기저효과가 예상되는 4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 확실하다. 문제는 과연 외국인들의 매수세다. 만일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주식을 팔지만 않는다면 종합지수 1700선 돌파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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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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