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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부실한 모멘텀

경기회복 기대감 원동력 될지 의문

노동절 연휴를 마친 미국증시가 또다시 상승세를 지속했다. 다우지수는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1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뉴욕증시를 강세로 이끈 것은 상품가격의 상승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금 가격은 장 중 온스당 1000달러를 회복하는 등 강한 상승탄력을 보였다. 상품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은 경기회복의 기대감 덕분이라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경기회복의 기대감으로 주가가 얼마나 상승세를 지속할지는 의문이 남는다. 이미 다우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줄곧 랠리를 펼쳐왔고, 이 때의 모멘텀 중 가장 영향력이 컸던 것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실제 동행지표에서도 경기회복의 시그널을 꾸준히 엿보면서 상승세를 지속해온 시점에서 상품가격의 상승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또다시 주식시장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당부분의 경기회복 시그널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그동안 눈에 거슬렸던 '고용'과 '소비'를 신경쓰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
지난 주 발표된 실업률은 2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날 미 연준(Fed)은 7월 소비자 신용이 사상 최대 규모인 216억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고용지표의 개선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소비시장도 점점 더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회복의 필수조건인 이 두가지 요소를 고려한다면 뉴욕증시의 상승 여력도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증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외국인의 주춤한 매수세다. 그나마 3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지속하면서 완전히 '팔자'로 돌아선 게 아니라는 안도감은 안겨줬지만, 매수 규모는 하루 평균 500억원을 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지금까지의 공격적인 매수세를 감안하면 최근의 흐름은 '매수'라고 말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인 셈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과거 IT 및 자동차 부문의 이익모멘텀이 고점을 기록하고 나서 외국인의 한국물 매수가 둔화됐다. IT와 자동차의 경우 뛰어난 경쟁력으로 인해 이익개선 추세가 이어지겠지만 이미 이를 반영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인 만큼 향후 이익개선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시킬지가 관건이다.


만일 외국인의 매수세가 뚜렷하게 감소할 경우 국내증시로의 자금유입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코스피 지수가 1600선에 올라선 지금 2007년 중반부터 기계적으로 운용된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6.1%로,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원금의 반토막 아픔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이 서둘러 펀드를 환매하고 있고, 이것이 자금이탈이 커지는 이유가 된다.


게다가 뚜렷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시장의 흐름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코스피 지수의 ADR(주가등락비율)을 보면 8월11일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ADR이 하락세를 지속한다는 것은 상승종목에 비해 하락종목수가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며, 이는 몇 몇 종목이 상승하면서 전체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뜻도 된다.


이는 일반 투자자들이 그만큼 대응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뜻도 되면서, 조정이 머지 않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과거 양극화가 과도하게 진행된 이후에는 시장 전체의 가격조정으로 이어진 일이 많았다.



신용융자가 날로 치솟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합계 수치는 4조5900억원을 기록, 2007년 11월2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7년 5~8월의 비정상적인 신용급증 국면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사적 고점 수준이다.


거래대금과 고객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상대비율도 상승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월 하순부터 7월 중순의 기간 조정시에도 신용융자의 절대ㆍ상대 규모 급등세가 관찰되면서 증시과열에 대한 부담심리가 부각, 이후 조정으로 연결된 바 있는데 현 국면은 당시 수준을 초과하는 신용융자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라'는 주식 격언이 있다. 지금이 어깨인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매수에 나설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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