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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9월의 징크스

상승한 데 따른 자연스런 되돌림 인정해야

"악.. 9월!!"
한 외신의 전날 뉴욕증시 마감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짧지만 강렬한 느낌은 그대로 전해진다.


국내증시는 9월 첫 거래일 연고점을 새로 쓰며 화려한 출발을 보였지만 뉴욕증시는 9월의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8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19개월만에 처음으로 50선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2% 급락, 10일선과 20일선을 동시에 무너뜨렸다.
S&P500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이는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9월이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이 된 것은 역사적으로 3대 지수의 수익률이 9월에 최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896년 이래 다우지수의 9월 평균 수익률은 -1.2%로 가장 나빴고, 특히 8월에 상승했을 경우 다우지수의 9월 수익률은 -2.13%로 더욱 악화됐다.


9월의 징크스가 생겨난 것은 섬머랠리와 무관치 않다. 섬머랠리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7~8월의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한 경향을 나타내는데 섬머랠리를 한창 즐긴 증시는 9월 들어서 소폭 되밀리며 숨고르기에 나선다. 9월의 징크스라고 하지만, 사실은 이미 많이 오른데 대한 자연스러운 되돌림의 과정인 셈이다.

그런데 징크스의 계절인 9월에 접어든 탓일까. 뉴욕증시야 그렇다 치더라도 잘 나갈 것 같은 국내증시에 대한 의구심도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전날 국내증시는 연고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대형 우량주들이 일제히 사상 신고가를 경신하며 또다시 랠리를 준비했다.


문제는 국내증시를 끌어올린 주체가 누구냐는 것. 외국인이 소폭의 매도세를 보이는 등 관망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수가 강세를 보였다.


물론 프로그램 매수 주체를 유도해낸 것 역시 외국인이긴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선물 시장에서의 매매 패턴이 전혀 일관되지 않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은 전날 선물시장에서 8000계약 가까이를 사들이며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도했지만, 외국인은 8월에 접어든 이후 3거래일 이상 한 방향의 매매패턴을 유지한 적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


전날에 8000계약을 대량 매수했다 하더라도 순식간에 마음이 바뀔 수 있고, 이 경우 전날에는 지수를 끌어올렸던 프로그램 매수세가 매물로 돌변해 지수에 독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프로그램 매수세 역시 지난달 31일 베이시스가 -0.4까지 떨어지는 등 매우 악화됐던 상황에서 들어온 물량이 1일 청산되며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것일 뿐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뒷받침된 것은 아니었다.


국내증시의 상승 모멘텀을 제공한 중국증시의 경우 장 초반의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0.6% 상승에 그쳤고, 일본증시 역시 0.3% 상승에 불과했다는 점을 보더라도 국내증시의 2%에 육박하는 상승세가 과하다는 느낌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9월 징크스가 생겨난 것은 이미 7~8월 강세를 보인 만큼 숨고르기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뜻도 내포돼있다.
국내증시 역시 7~8월에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긴 호흡의 상승흐름을 위해서는 숨고르기에 나설 때도 됐다.


톰 슈레이더 스티플 니콜라우스의 담당 이사는 "기분 좋은 상승세를 지속해온 만큼 이제는 되밀릴 시간"이라며 "만일 S&P500 지수가 880선까지 내려앉더라도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S&P500이 880선까지 하락한다면 이는 고점 대비 15% 하락한 것이며 지난 3월 이후 상승폭의 절반 수준을 되돌리는 것이다.


상승폭의 절반이지만 '급격한 하락'이 아니라 소폭의 되돌림(a bit of pullback)이라고 표현한 것에 주목된다. 상승폭의 절반을 반납한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큰 폭이지만 큰 그림에서 본다면 그리 크지 않은 숨고르기 장세일수도 있다.


되돌림 혹은 숨고르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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