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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영부인, 서울대 전임교수로 임용

동티모르에서 영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재클린 아키노 시아프노씨가 서울대 전임교수로 임용된다.


서울대는 시아프노씨를 국제대학원 최초의 외국인 전임교수로 임용, 가을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시아프노 교수는 동남아시아 정치와 여성인권문제에 대한 전문가로, 런던대 아시아·아프리카대학 (SOAS)과 UC 버클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호주 멜버른대와 동티모르 국립대 교수를 역임했다.


시아프노 교수는 필리핀 태생으로 박사과정 재학 중에 아시아 제국주의 연구를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가 현재의 남편인 페르난도 라 사마 드 아라우조 대통령 대리 국회의장을 만났다.

당시 아라우조 국회의장은 인도네시아 강점기에 동티모르 독립을 위한 학생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다가 9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이었다. 시아프노 교수는 그가 암네스티(국제사면기구)의 도움으로 조기 출소할 때까지 5년간 서신으로 왕래하다가 2001년 동티모르가 공식적으로 독립국이 된 해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가 임시 영부인이 된 것은 199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라모스-호르테 대통령이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으로 부임했지만 부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티모르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부인이 없을 땐 국회의장의 아내가 임시 영부인 역할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아프노 교수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동티모르를 선택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부인 자격으로 영접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받기도 했다.


시아프노 교수는 "나를 동티모르 대변자로만 보지 말아달라. 한 나라를 대표하다 보면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기가 힘든데, 그래서 어느 나라이든 비판할 수 있는 학문적 자유의 길을 선택해서 서울대에 왔다"고 말했다.


시아프노 교수는 서울대에서 머무는 동안 한국의 식민사와 분단문제를 연구하면서 교수로서 본분에 충실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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