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2년만에 남북 적십자 대표가 금강산에서 만나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회담을 하고 있다. 다음은 이번 회담을 둘러싼 이모저모
▲남측 대표단의 얼굴엔 긴장하는 표정 속에 좋은 성과를 기대하며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 역력했다.
두 대의 버스에 나눠 탄 우리 대표단 일행은 26일 오후 2시50분께 남측 CIQ를 출발, 10여분만인 3시께 북측 CIQ에 도착했다. 북측 대표단 가운데 한 명인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북측 대표단 대표)이 북측 CIQ에 직접 나와 우리 대표단을 맞았다.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1년 넘게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북측 CIQ 건물엔 군데군데 녹슨 쇠기둥마저 눈에 띄었고 북측 CIQ에 근무하는 북측 직원들은 오랜만에 방문하는 남한 손님들을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맞았다.
북측 CIQ를 통과한 우리 대표단은 다시 버스에 올라타 20여분 이동한 뒤 회담장인 금강산 호텔에 3시20분께 도착했다.
북측 대표단 단장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10여명의 북측 대표단 일행은 호텔 밖 계단으로 내려와 우리 대표단 일행을 환한 웃음으로 맞았다.
최 부위원장은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라며 남측 대표단 수석대표인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의 손을 잡았고 김 수석대표는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안부 인사를 전해드리라고 했다"며 김 단장과 인사를 나눴다.
곧바로 호텔 2층으로 자리를 옮긴 남측 대표단은 회담장 바로 옆 상황실에 자리를 잡은 뒤 연락관 접촉을 시도하며 전체회의 준비에 나섰다.
남측 대표단 일행이 연락관 접촉과 전체회의를 위해 상황실에서 간단한 회의를 하는 동안 통일부 실무 직원들은 7월 이후 사실상 중단된 통신선 연결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1년 넘게 중단된 통신선을 복구하느라 땀을 흘리며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남측 대표단은 당초 5시에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었지만 통신선 연결이 늦어지는 바람에 전체 회의를 늦춰줄 것을 요청했고 결국 예정했던 시간보다 40여분 뒤인 5시40분께 첫 전체회의가 시작됐다.
▲ 2007년 11월 이후 약 2년간 중단됐던 남북 적십자회담이 재개되면서 당국간 회담을 취재하는 남북 기자단도 2년여만에 재상봉했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남북 당국간 회담이 중단되면서 회담 취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남측 기자단도 1년 반 가까이 발이 묶였기 때문.
지난 4월 개성공단 남북당국간 실무접촉이 개성에서 열리기는 했지만 정부는 여러가지 이유로 기자단의 동반 취재를 불허했다. 이후 6-7월 세 차례 진행된 개성공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회담을 위해 북측에서는 조선신보, 조선중앙통신 소속 10여명의 기자가 평양에서 북측 대표단과 함께 파견됐다.
북측 기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 앞서 남측 수석대표의 기조 발언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몇몇 북측 기자들은 "특사조문단의 서울 방문에 대한 여론이 어떠냐"며 조문단 파견 성과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전체회의가 시작되기 전 회담장 주변에서 대표단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던 북측 기자들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 이산가족이 재상봉하고 남북관계도 회복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 26일 제10차 남북적십자 회담 1차 전체회의를 마친 남·북대표단은 오후 7시부터 약1시간 30분동안 금강산 호텔 2층 '1호'실에서 만찬을 가졌다. 만찬에는 양측 대표단 및 취재기자 등 약 50여명이 참석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대한적십자사 김영철 사무총장과 북측 단장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만찬이 시작되자 북측 최성익 단장이 북한 술인 '인풍술'을 양측 대표단원들에게 한 잔씩 권하며 "격식없이 식사를 시작하자,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도록 하자"고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했고, 남측 김영철 수석대표는 "감사하다"며 화답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으면 좋겠다"는 등 덕담을 주고받았다.
만찬 메뉴는 인절미, 찹쌀떡, 고사리 등 4가지 나물요리, 송어구이, 닭고기 완자국 등 12가지에 '봉학맥주' '인풍술' '포도술' 등 북한술이 곁들여졌다.
새 음식을 내놓을 때마다 형형색색의 한복을 차려입은 12명의 북측 여성 봉사원들이 음식의 이름과 원산지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신보 등 북측 취재기자들은 만찬장에서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조의를 나타내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던 북측 특사 조문단에 대한 남측의 반응에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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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공동취재단,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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