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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前대통령국장]가족에 대한 사랑 담긴 옥중서신 공개

"(홍일이에게)홍일이가 병중에 있을 때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감기로 인한 병은 자기의 부주의를 탓해야 한다. 홍일이 말대로 우리 집안은 너의 증조부 이래 아주 장수하고 건강한 집안이다. 나는 항시 이를 감사하고 있다. 다시 그런 실수 없기를 바란다."


"(홍걸이에게)너의 시험 날짜가 지난지 사흘이 되는데도 아버지는 네 시험 소식을 아무것도 모르며 궁금하기 짝이 없는 심정으로 있으니 한편 기막히는 감을 금할 수가 없구나. 그동안 체력의 함계를 넘는 공부를 감행하느라 애쓴 너의 고초를 아버지도 잘 알고 있다. 나로 인하여 작년 1년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사정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공개됐다.


22일 유족 측은 김 전 대통령이 지난 76년과 80~82년 진주교도소와 청주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 부인 이희호 여사와 세 아들 홍일, 홍업, 홍걸 씨 그리고 며느리 등에게 보낸 편지 28여 통을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A4용지 크기 우편 봉합 엽서에 앞뒤로 빽빽하게 글을 적었다.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내용과 자신이 수감 생활을 하며 느낀 소회, 읽었던 책에 대한 생각이 담겼다.


청주교도소에 수감됐던 27개월동안 쓴 27통의 편지는 이미 '옥중서신'이라는 책으로 발간됐으며 진주교도소에서 적은 편지는 곧 책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최경환 비서관은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매번 '다음의 책을 부탁합니다'라며 읽고 싶은 책의 목록과 저자를 적어 보냈고 '아들에게 읽도록 권하는 책'이라며 세 아들에게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이 병상에 있을 때 이희호 여사가 직접 뜨개질해 남편에게 준 벙어리 장갑과 양말도 함께 공개됐다.


벙어리 장갑 한편에는 노란색의 약물 흔적이 남아 있어 김 전 대통령이 생사의 기로를 오가는 과정에서도 아내의 선물과 늘 함께 했음을 짐작케 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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