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탈세 혐의자 명단 공개를 둘러싼 스위스 대형은행 UBS와 미국 정부의 6개월간에 걸친 법적 공방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19일(현지시간) UBS의 미국인 탈세 방조혐의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UB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UBS가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 고객 4450명의 계좌 내역을 1년 안에 미 정부에 건네기로 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UBS 계좌로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빼돌려 탈세한 혐의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UBS를 상대로 관련자 5만2000명의 명단을 넘겨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미 당국이 UB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스위스의 은행비밀주의 전통에 대해 사상 유례없는 압력을 가했다.
부유층 자산관리 부문의 세계 2위인 UBS는 지난 2월 미 당국을 속이는데 가담한 사실을 인정해 7억80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고 250명의 고객 명단을 공개했다. 하지만 미 당국은 이같이 합의한 다음날 추가로 5만2000명의 고객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UBS를 제소했다.
이에 대해 스위스 정부는 추가 정보 공개가 자국의 주권 위협은 물론 은행의 비밀을 지킬 의무를 정하고 있는 스위스의 형법 위반을 UBS에 강요하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 미 재판소가 공개를 명령했을 경우에는 대상 데이터 압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번 양측의 공방으로 UBS의 부유층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지난해 3월 이후 1563억스위스프랑 규모의 고객 자산이 유출되는 타격을 입었다.
반면 미국 측에서는 성과가 적지 않았다. 지난 2월 이후 UBS의 고객 4명이 해외계좌에 대한 신고 누락으로 유죄를 인정했고, 수천명의 UBS 고객이 스스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소추가 면제되는 IRS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9월23일에 종료된다.
미 국세청(IRS)의 더글라스 슐만 청장은 이 날 성명에서 "요주의 계좌 공개를 4450개로 좁힘으로써 소환과 법정 공방의 절차를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요구한 5만2000개에서 대폭 양보한 것이다.
한편 UBS의 구제를 위해 60억스위스프랑을 출자한 스위스 정부는 출자 전액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해 새로 발행되는 UBS 주식을 기관투자가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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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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