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강남역과 코엑스의 올림푸스 매장 앞에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유명 연예인이라도 오는 것일까. 150~200명의 사람들이 매장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선 것.
알고보니 올림푸스의 렌즈교환식카메라 신제품인 펜(PEN) 'E-P1'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었다. 물량 부족으로 500대만 판매한다고 하니 줄을 서서라도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사람들이 줄까지 늘어선 것이다. 당연히 500대는 2시간만에 모두 팔렸다. 줄을 서지 않았다면 그날 누구도 이 제품을 구매할 수 없었다.
앞서 이 제품은 예약판매에서도 5시간만에 1000대가 모두 팔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pos="C";$title=""줄 서서 카메라 구입"…올림푸스 대박";$txt="PEN 정식 출시일인 27일, 올림푸스 강남직영점 앞에서는 PEN을 먼저 구입하기 위해 새벽부터 구매 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size="550,367,0";$no="2009072810453846626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수없이 많은 디지털카메라 중에 E-P1이 이처럼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주변에서는 이미 DSLR카메라를 가진 사람들도 E-P1을 구매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감수성이 뛰어난 여성 사용자들과 클래식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E-P1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 카메라를 써 본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E-P1은 사실 카메라 성능보다는 감각적인 디자인 효과를 더 많이 보고 있는 제품이다.
$pos="C";$title="올림푸스, PEN";$txt="올림푸스 PEN의 모습. 17mm 렌즈와 뷰파인더를 장착한 모습이다. 오른쪽 렌즈는 14-12mm 전용렌즈. ";$size="550,378,0";$no="2009061712143377674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물론 성능이 모자라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카메라 초보가 보기에도 한정수량이 몇 시간안에 모두 팔리고, 줄을 서서 카메라를 구입할만큼 타 제품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고 있지는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카메라가 하나의 액세서리,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소품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을 볼 때 E-P1은 디자인이라는 큰 매력을 지닌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E-P1의 외관은 무광택 금속재질, 투박한 모양 등이 특징으로 그 옛날 필름카메라를 연상시킨다. 한때 수동카메라로 불렸던, 언젠가는 잘 사는 집에만 있다는 그 옛날 카메라를 닮은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누군가에게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pos="C";$title="";$txt="올림푸스 PEN(왼쪽)은 일반 DSLR과 비교해 크기와 부피를 크게 줄였다.";$size="550,309,0";$no="2009081211082736127_3.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디자인과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고는 하지만 DSLR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블랙의 카메라 모양과는 확실히 다르다. 신제품 출시 행사장에서는 기자들조차 카메라를 보자마자 "사고싶다"는 말을 연발했을 정도니 말이다.
크기는 일반 DSLR과 비교해 확실히 작다. 콤팩트카메라보다 약간 큰 수준이라고 봐도 된다. 그러나 무게는 다르다. 크기만 보고 카메라를 손에 들어본다면 묵직함에 놀랄 정도다. 물론 타 DSLR보다 비교적 가벼운 편이지만 크기가 주는 기대치보다는 무겁다는 얘기다.
$pos="C";$title="";$txt="올림푸스 PEN(왼쪽)과 일반 콤팩트카메라(삼성 WB500)의 크기를 비교한 사진. 콤팩트카메라보다 약간 더 큰 수준이다. ";$size="550,366,0";$no="2009081211082736127_4.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카메라임에도 크기를 이처럼 줄인 것은 올림푸스의 마이크로포서드 기술 때문이다. 이 기술은 이미지센서와 렌즈 마운트 사이의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등의 복잡한 내용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자랑하지 않을 거라면 꼭 알고 있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중요한 것은 작고 E-P1이 앙증맞아(일반 DSLR에 비해) 보이지만, 원하는 렌즈를 골라 바꿔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E-P1의 기능은 다른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렌즈에 따라서 광각, 줌 등을 활용해 여러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최근 DSLR 제품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고화질(HD) 동영상 촬영 기능도 갖췄다.
색감,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편리함 등은 개개인에 따라 다른데다가 쓰다보면 익숙해지는 사항들이다보니 크게 중요하지 않을 듯 싶다.
E-P1의 기능 중 가장 독특한 기능이라면 올림푸스가 최근 밀고 있는 '아트필터' 모드다. '토이카메라' 효과를 맞추면 터널효과로 유명한 로모카메라의 느낌을 낼 수 있고, '팝아트' 효과를 선택하면 색상이 두드러지는 발랄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pos="C";$title="";$txt="올림푸스 PEN의 토이카메라 기능으로 찍은 사진. 로모 느낌이 난다. ";$size="550,412,0";$no="2009081211082736127_5.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pos="C";$title="";$txt="올림푸스 PEN의 팝아트 기능으로 촬영한 사진. 색감이 강조돼 발랄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size="550,412,0";$no="2009081211082736127_6.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전용 렌즈는 'M.ZUIKO DIGITAL 17mm f2.8 광각 팬케이크 렌즈', 'M.ZUIKO DIGITAL ED 14-42mm f3.5-5.6 표준 줌 렌즈'가 출시됐다. 편리하게 전자는 17mm 단렌즈, 후자는 14-42mm 줌렌즈라고 이해하면 된다.
E-P1의 또 다른 특징은 뷰파인더 없이 LCD 액정을 보고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LCD 액정을 보고 촬영하면 쉽게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수평도 측정할 수 있지만, 렌즈교환식 카메라가 주는 느낌은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
뷰 파인더로 피사체를 보고 초첨과 노출 등을 맞추는 작업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E-P1은 카메라 윗 부분에 장착할 수 있는 뷰파인더를 제공하고 있지만 17mm 화각에 맞춰져 있어 모든 렌즈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가 없다.
E-P1은 전용렌즈 외에도 어댑터를 통해 일반 포서즈 렌즈도 장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카메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E-P1에 카메라 본체의 3배 이상인 렌즈를 장착하는 것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는 기존 포서드 렌즈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큰 장점이 되지 못한다. (물론 돈을 투자해 렌즈를 추가 구매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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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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