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캐릭터, 다양한 상황극
풍자 부재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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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오는 13일 방송부터 새단장하는 SBS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가 10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뚜껑을 열었다. 개그 프로그램 중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언론 시사회로, 그만큼 자신만만하고 또 절박하다는 반증이다.
박승대를 비롯한 새 제작진이 내세운 '웃찾사'의 카드는 스피드. 스토리나 긴 호흡을 찾아볼 수 없이 오로지 캐릭터와 짤막한 상황극으로 강력한 웃음을 터뜨렸다. 제작진이 최근의 웃음 코드를 분석한 후 '사람들이 지루한 건 기다리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 독특한 캐릭터 창출에 중점
제작진이 지난 3주간 대학로에서 밤을 새며 만들어낸 12코너는 대체로 캐릭터 지향적인 색깔을 드러냈다. 짧은 시간 안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다 유행어를 밀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코너가 '비호왕자'. 비호감인 외모와 왕자라는 신분의 부조화, 귀여운 척하는 말투와 상황 파악못하는 성격 등이 합쳐져 웃음을 유발하는 효과를 냈다.
'보톡스 오빠'도 같은 맥락이다. 소개팅 자리에 나온 남자가 심하게 들이대는 설정으로, 느끼한 말투와 끝없는 자아도취 등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 기존의 인기 캐릭터인 '오봉이'는 한승훈을 원톱으로 다시 부활, 여성스러운 남성의 수다스러운 연기에 방점을 찍는다.
이외에도 귀여운 척하는 연기를 극대화한 '귀염둥이', '음메~'만 외치는 시골 소를 소재로 한 '암소소리' 등도 유행어 창조를 염두에 둔 코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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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극 강화, 현실 풍자 없어 아쉬움
다른 코너들도 스피디한 만담과 상황극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정만호가 컴백해 쉴 새 없는 수다를 선보이는 '뻐꾸기 브라더스', 공포영화 버전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을 연기하는 '때요', 경찰서를 배경으로 황당한 경찰들의 장난을 다룬 '야옹아', 방청객과 긴밀히 호흡하며 각종 상황극을 선사하는 '웃기다' 등이 준비됐다.
또 학교 선도부들의 말투를 흉내낸 '선도부', 강자를 약하게, 약자를 강하게 그린 '맨발의 청춘' 등도 뚜렷한 설정과 훌륭한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호흡이 짧아 현실 풍자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힘겨운 현실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아버지와 철없는 아들을 그린 '마이 파더'가 약간의 여운을 남길 뿐, 대부분의 코너는 일회성의 웃음을 목표로 했다.
장기전으로 승부하기보다는 빠른 시일 내 반전에 성공해야 하는 '웃찾사'의 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승대는 "'웃찾사'의 생명은 스피드다. 가장 빠른 시간에 웃기고 통쾌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심성민 PD는 "웃음 코드가 빨리 바뀌는데 기존의 '웃찾사'는 이를 못 따라간 측면이 있다. 이번부터는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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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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