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5일 지난 3월부터 억류해 온 미국인 여기자들을 전격 석방하고,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북미 관계 개선 방안을 담은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서로 화답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여기자들은 이날 아침 평양에서 LA로 떠났다.
김 위원장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고 만찬을 연 뒤 지난 3월 이후 억류된 미국 커런트 TV소속 여기자 유나 리와 로라 링의 특사를 명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석방조치가 "공화국의 인도주의와 평화애호적인 정책의 발현"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깊은 사의를 표시"하면서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방도와 관련한 견해를 담은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메시지 전달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구두 메시지가 없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여기자들의 석방으로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으로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만큼 나빠진 북미관계에 전환점을 마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방도와 관련한 견해"를 통해 북한은 미국의 대화의지를 확인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대를 숨기지 않는 북측의 태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문을 결산하면서 "조선과 미국 사이의 이해를 깊이하고 신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이례적으로 덧붙였다.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만찬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북측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LA로 출발하는 환송자리에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참석해 이들을 전송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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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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