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투신이 외국인투자가보다 선방했다."
투신권이 계속되는 환매물량에 따른 투자부담에도 올 2분기 가장 탁월한 투자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펀드의 환매 등으로 팔자세를 이어갈 수 밖에 없었던 투신권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률 극대화 전략이 성공, 전화위복이 됐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2분기 투신권이 매수한 상위 20개 종목이 평균 50% 급등, 기관 투자가 중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다. 투신권이 사들이 종목은 금액을 기준으로 할 때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기아차, 글로비스, 현대제철, SK네트웍스, LG하우시스, 현대오토넷, 삼성카드, 삼성테크윈, S&T중공업, 메리츠화재, 한미약품, 삼성전자 우선주 등 실적개선과 함께 개별 종목별로 모멘텀이 부각됐던 종목들이 주 대상이 됐다. LS산전, 풍산, 엔씨소프트, LIG손보, 대구은행, 동양종금증권, 현대해상, 기업은행, 한국금융지주 등도 투신권의 러브콜을 받았다.
반면 외국인이 매수한 상위 20개사의 경우 평균 16% 상승하는데 그쳤다. 증권과 개인투자가들도 10% 이하의 저조한 수익률을 냈다. 순매수 50개 종목으로 범위를 넓혀도 투신권의 성적은 우수하다. 투신권이 매수한 상위 50개 종목은 평균 45%를 기록, 외국인(20%), 증권(18%)가 비교해 2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반대로 같은 기간 투신권이 덜어낸 종목은 수익률이 부진했다. 투신권이 매도한 상위 20개 종목은 평균 9%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상승률 15.2%)보다 부진했다. 구체적 종목으로는 1조3830억원 어치 덜어낸 삼성전자를 비롯해 포스코, 신한지주, 현대차, LG디스플레이, GS건설,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LG전자, 신세계, LG, SK에너지, GS, 하이닉스 등 1분기 실적 대비 성과가 지지부진했던 대형주의 비중을 줄였다.
상대적으로 외국인이 매도한 상위 20개 종목은 훨훨 날았다. 이들 종목은 2분기 20%에 가까운 수익률을 냈다. 증권과 개인이 팔아치운 상위 20개 종목도 30%를 넘는 수익률을 나타냈다.
증시전문가들은 투신권의 우수한 투자성적에 대해 비싼 주식을 덜어내고 단기간 수익률을 높게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을 선정하는 전략이 박스권 장세와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사를 고르게 매수하며 비중확대 성격의 매매패턴을 보였던 만큼 다소 저조한 성과를 낼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나흘째 투자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투신권이 기존의 매매패턴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신권이 매수하거나 매도한다고 해서 무리하게 추종매매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펀더멘털과 함께 수급을 동시에 고려한다면 기관 가운데에서도 특히 투신권의 움직임을 우선적으로 살피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2분기에 외국인은 10조 5000억원을 순매수해 사실상 최대 순매수세력으로 꼽힌 반면 기관은 13조 1000억원을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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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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