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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 빗장 걸고 해외자본 유치에 '사활'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이 앞다퉈 해외자본에 문을 열어제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보호주의가 대두되면서 제조업계의 교역이 줄어드는 것과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일관성 없이 자국의 이해에 따라 ‘개방’과 ‘폐쇄’ 카드를 번갈아 꺼내드는 각국 정부의 이기주의가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 규제 풀고 인센티브 주고 = 해외 자본의 외면에 가장 속을 태우는 것은 중국이다. 해외 자본 유입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월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동기대비 109.78% 급증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더니 지난 5월에는 20.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지엔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외국인 투자가 8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유례없는 심각한 위기’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증시부터 손질 중이다. 천지엔 부부장은 “해외 기업들의 중국 증시 상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카콜라와 제너럴일렉트릭(GE), 월마트 HSBC 등이 중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정부는 해외 기업 유치에 매진하고 있다.

인센티브로 해외 기업을 유인하기도 한다. 베이징 시정부는 올해부터 다국적 기업이 본사를베이징에 신설하거나 옮길 경우 막대한 보조금 뿐 아니라 업무성과에 따른 성과금도 지급하고 있다. 설립자본금 10억 위안의 기업 본부가 베이징에 정착할 경우 시정부가 주는 1회성 보조금은 1000만 위안에 달한다.

중국 뿐 만이 아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비스 분야에서 외국인 회사 지분 100% 소유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외국인과 말레이시아인이 투자 제휴를 맺어 자국민이 30%의 지분을 소유해야만 자국 내 외국인 투자를 허용해 왔지만 금융위기 이후 돈가뭄이 이어지자 입장을 바꿨다.

인도네시아도 지난 2일(현지시간) 세제 혜택 등 지원을 약속한 끝에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을 국내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인도네시아의 무하마드 루트피 투자청장은 “우리가 제공하는 세제혜택으로 이 지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것보다 30%가량 저렴하다”고 강조했고 폴크스바겐 측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수출의 거점으로 활용 하겠다”는 말로 화답했다.

◆ 무역 보호주의 '이율배반' = 해외 자본을 향해 문을 활짝 열어젖힌 한편 보호주의 기조가 한층 짙어지고 있다.

원자재 수출 제한으로 미국·유럽과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자국 철강 및 제조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를 시정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앞서 중국은 4조 위안 규모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중국산이 아닌 외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바이차이나’를 천명했다.

지난 달 중국 각 부처는 성명을 내고 “정부 조달품 구입시 국내에서 구매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중국산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투자 프로젝트는 정부 구매이기 때문에 자국 제품 구매가 당연하다는 논리다.

동시에 자국 제품이 배척당하는 것은 참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지난 1일 미국이 중국산 가금류 수입을 계속 금지하고 있는 것과 인도가 중국산 유제품 수입금지 조치를 연장한 것에 크게 반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인도는 중국산 완구제품 수입을 규제했고, 말레이시아는 공장과 레스토랑 등에서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금지했다. 인도네시아는 공무원에게 국산신발만을 착용하게 하는 등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보호주의 확산으로 교역량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3일 세계무역기구(WTO)는 무역 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상품 및 서비스 교역 규모가 약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사회가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고 있지만 이는 형식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자국 기업 먼저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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