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고객을 위해 치료비의 전액을 보장해주는데 정부가 이를 왜 막을까. 또 보험사는 전액보상해주면 그만큼 손해가 커지는데 왜 전액 다 보상해주려 하는 것일까. 여하튼 고객의 권익은 논란의 중심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정부와 손보업계가 대립각을 세워왔던 실손형 의료보험 보장한도 축소와 관련 이제는 경쟁업계인 생명보험업계까지 나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
수년간 실손형 의료보험에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실손형 의료보험이 무엇이길래 양 업계가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면서까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실손형 의료보험이란 민영의료보험(이하 민영의보)이라고도 하는데, 국민건강보험을 보완해주는 기능을 해주기 위해 민영손해보험사들이 개발해 판매한 보험상품이다.
보험료도 저렴하고 실제 환자가 내야할 치료비 전액을 지급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상품의 의료실비의 보장한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상품에서 실제 치료비 전액을 지급해주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없어 과잉진료를 유발하게 돼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의 악화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장한도 축소방안을 관계부처인 금융위원회와 협의한 끝에 최근 90%로 10%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손보업계의 반발이 거세 금융위가 정부와 손보업계에 절충안을 내놓은 셈이다.
현재 손보사들의 상품은 치료비 전액을, 생보사들은 80%만을 보장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코인슈어런스(co-insurance)' 방식으로, 제도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코인슈어런스 방식이란? 보험사가 치료비의 80%만 보장하고 나머지 20%는 고객이 내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10% 축소방안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치료비의 일부를 고객 자신이 별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과잉의료수요가 줄어 들수 있는 잇점을 지니고 있다.
즉 정부가 민영의보의 보장한도를 100%에서 90%로 낮추려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손보업계는 민영의보가 건강보험의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이유로 입증된 것이 없다며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주력상품의 경쟁력이 추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방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이번 논란에는 생명보험업계까지 가세해 정부방안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논란을 키우고 있다.
요컨데 논란이 되고 있는 실손형 민영의보의 문제는 정부와 양업계의 이기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소비자의 권익은 철저히 배제돼 있다는 것이다.
손보업계는 겉으론 소비자 권익을 위해 전액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에게 왜 부담을 주려 하는냐는 이유다.
하지만 그 속내에는 생명보험사와의 상품 경쟁력에서 비교우위를 취하기 한 전략이 숨어있다.
보험사 입장에서 볼때 전액보장보다는 일부 보장이 좋다. 왜 지금 당장 손해를 보고 있음에도 자신들이 치료비의 전액보장한다고 할까. 생각해볼 일이다.
생명보험사들은 어떻까. 실손 민영의보에 대한 노하우나 집적된 테이터 등 시장 진출에 대한 준비가 확실하게 준비돼 있지 않다.
확실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손보사들에게 시장을 빼앗기니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민영의보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하지만 확실한 위험률도 산출할수 없는 시점에서 치료비 전액보상은 왠지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게다가 그간 팔아온 정액상품들의 부담까지 있다.
제도 도입 또는 개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환경에 맞춰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그 중심은 기업의 이익이 아닌 고객 중심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점이다.
김양규 기자 kyk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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