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4대강 개발 관련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건설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오전 9시36분 현재 코스피시장서 건설업종지수는 전날보다 0.35% 떨어진 212.20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이로써 지난 12일부터 사흘 연속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개별 종목별로는 대림산업이 전일보다 1.88% 떨어진 6만7900원을 기록, 이틀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현 주가는 지난달 중순 수준으로, 4대강 개발 관련 호재가 전혀 힘을 못쓰는 양상이다.
지난달 7만원대 까지 치솟았던 현대건설 주가도 현재 6만원대 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4대강 테마 위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주가 하락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8만원대까지 회복했던 GS건설 역시 7만5000원대까지 추락, 4대강 개발 수혜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4대강 테마주의 대표로 꼽혔던 특수건설 이화공영 동신건설 울트라건설 신천개발 이화공영 등의 주가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 4대강 관련 소식이 나오면 바로 상한가까지 직행했던 이들 종목은 이날 현재 4대강 기술 지원단 구성 소식에도 불구 3%대 상승세에 그쳤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직 후(9일)에도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지만 위력은 단 하루에 그친 바 있다.
이같은 주가 흐름은 당초 4대강 개발 관련 사업으로 건설사가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증권가 기대와는 상반된다. 홍서연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규모가 당초보다 확대돼 건설업계의 일감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올해 53조6000억원으로 예상했던 토목 발주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대건설과 계룡건설을 수혜주로 꼽은 바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4대강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현재 조정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주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4대강 프로젝트 자체가 건설주에 긍정적인 요소인 것은 맞지만 새로운 이벤트가 아니다"며 "이미 관련 기대감에 주가가 움직였기 때문에 최근 정부의 마스터플랜 발표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따라 "4대가 프로젝트 결과가 어떤 업체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며 "앞으로 건설주간 선별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4대강 사업 규모가 기존 계획보다 더 커졌지만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며 "이제 들 종목들이 얼마나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등을 판단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4대강 테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각 종목별 펀더멘털과 4대강 사업 수혜 여부를 철저히 따져 투자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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