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과 미국간 협력 강화와 글로벌 경제체제에서의 중국 역할을 강조했다.
경제 전문가로서의 외교적 수사 뿐 아니라 미 국채 최대 투자국인 중국에게 어떻게든 잘 보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가이트너 장관은 1일 베이징대에서 가진 '미국과 중국, 회복과 성장을 위한 협력'이라는 주제의 연설을 통해 양국의 경제협력을 누차 강조했다. 베이징대는 아시아학을 전공했던 그가 지난 1980년대초 중국어 연수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통화팽창을 줄여 미 달러화를 강세로 끌고 갈 것이며 재정적자 규모 역시 중국이 받아들일만한 수준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강연에 참석한 방청객들에게 "중국과 미국은 경제위기를 극복할 글로벌 전략을 함께 짜고 회복을 위한 토대를 함께 구축하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신뢰향상을 꾀하는 노력 속에 양국은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고쳐나가며 경제성장 악화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누그러지고 있으며 경제 회복의 긍정적인 측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신호로 높아지는 가계 저축과 늘어나는 상품 및 서비스 수요를 들었다. 그는 미국의 금융시스템도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과 미국의 유사점을 강조하려는 듯 양국은 같은 문제에 직면해있다며 가령 ▲의료개혁 ▲교육 ▲인프라 ▲신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양국간 협력의 중요성은 지난 몇년보다 몇배 늘어날 것"이라며 "이달말 열릴 중ㆍ미 전략경제대화가 바로 그 진일보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과 관련해 양국이 더욱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국제통화기금(IMF) 및 기타 국제금융기구의 각종 개선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것이며 중국 역시 역할을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1일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경제담당 부총리와 면담 외에도 상무부ㆍ재정부ㆍ은행 및 증권감독 최고정책담당자들과 잇따라 만나 양국의 경제현안을 논의한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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