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수출입 급감에 따른 불황형 무역흑자가 140억달러마저 돌파했다.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연간 무역흑자(150억~200억달러)에 근접하면서 정부는 검토를 거쳐 전망치를 수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증가세를 유지해오던 선박 수출이 지난달 16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됐고, 자동차, 가전 등 주요품목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를 보이며 5월 수출입감소율은 더욱 확대됐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5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8.3%줄어든 282억2500만달러, 수입은 40.4% 급감한 230만7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감소율은 지난 1월(-34.2%)이후 최대치이며, 수입감소율은 1998년 7월이후 10년10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보다 급감한 수입 덕분에 5월 무역흑자는 51억5000만달러로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째 5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 들어 1~5월 누적 무역흑자는 144억7200만달러에 달했다.
다만 일평균수출액은 지난 1월 9억9000만달러를 저점으로 4개월연속 늘어나며 지난달 1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입액도 지난 3월(9억9000만달러)을 저점으로 두달째 증가하며 10억5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지경부는 고환율 효과가 7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환율효과가 사라지는 하반기에 대응하기 위해 컨틴젼시 플랜을 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의 추경예산 등 내수부양이 본격화되지 않은 시점에 수출이 부진할 경우 금융시장은 물론 재정정책의 약발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 원ㆍ달러환율의 하락과 함께 위안화와 엔화 약세가 나타나며 수출 경쟁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반면 1998년이후 11년만에 가장 크게 줄어든 수입 감소세는 하반기 유가 흐름에 따라 크게 늘어날 수 있어 무역흑자 규모의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65달러를 돌파하며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환율 1200~1300원, 국제유가 50~60달러를 기준으로 연간 150억~200억달러 무역흑자 규모를 추정한 것"이라며 "향후 시장변화에 맞춰 업계의견을 듣고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투자실장은 "하반기에는 매달 10억~2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연간 18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환율효과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사라지더라도 수출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